국내 화학업체들이 해외 전기자동차 배터리 시장 점령에 나서고 있다.

21일 시장조사업체 B3 등에 따르면 전기 배터리가 탑재되는 친환경차(xEV) 판매량은 2011년 100만대에서 2013년 394만대로 급증했고 2020년에는 1045만대에 달할 전망이다.

배터리가 탑재되는 친환경차로는 하이브리드차(HEV)·전기충전식하이브리드차(PHEV)·순수전기차(EV) 등이 있다.

전기차 배터리 분야에서 국내 1등이자 세계 1등인 LG화학은 최근 영업활동을 적극적으로 펼치며 글로벌 10대 완성차그룹 가운데 제너럴모터스(GM), 르노-닛산 얼라이언스, 현대·기아차, 포드, 폭스바겐그룹(아우디) 등 6곳과 배터리 공급 계약을 맺었다.

LG화학은 전기차용 배터리 양산을 개시한 2009년부터 현재까지 완성차업체 20여곳의 친환경차량 32만대에 배터리를 공급했다.

지난해 LG화학이 판매한 xEV용 리튬이온배터리는 총 1636㎿h 규모로 세계 시장 점유율 36.1%를 차지했다.

LG화학 배터리를 탑재한 대표 모델로는 쏘나타 하이브리드, GM의 쉐보레 볼트, 르노의 조에·트위지 등이 있다.

이 업체는 앞으로 장거리 주행이 가능한 전기차 배터리에 승부수를 걸고, 한번 충전해 320㎞를 달릴 수 있는 배터리를 수년 내 상용화하겠다고 발표했다.

후발 주자인 삼성SDI의 간판 모델은 BMW의 친환경차 브랜드인 i시리즈로, 삼성SDI 브랜드 인지도를 끌어올리는 데 일조했다.

삼성SDI는 BWM의 전기차 i3와 PHEV 스포츠카인 i8에 배터리 공급 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향후 출시될 HEV 모델에도 수조원 규모의 자사 배터리를 탑재하기로 했다. 크라이슬러 f500, 포르셰 하이브리드 파나메라 등도 삼성SDI의 고객사다.

B3의 올해 1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삼성SDI는 2013년 xEV용 리튬이온배터리 240㎿h 규모를 판매해 점유율 5.3%로 LG화학·AESC·파나소닉에 이어 4위에 올랐지만, 올해는 1062㎿ 규모(19.1%)로 급증할 것으로 예상했다.

1위 LG화학(1688㎿h·30.4%)을 바짝 따라잡는 한편 국내 업체 2곳이 합쳐 해외 시장의 절반(49.5%)을 점령하게 되는 것이다.

두 업체는 최근 전기차 시장의 최대 격전지가 될 중국 현지에도 잇따라 생산 시설을 마련할 예정이다.

LG화학은 9월 중국 난징에 연간 10만대의 전기차에 배터리를 공급할 수 있는 공장을 착공, 내년 말부터 본격 양산할 계획이다. 삼성SDI는 시안에 연간 4만여대분의 배터리를 공급할 수 있는 공장을 세워 내년 10월부터 가동한다고 밝혔다.

한편 SK이노베이션은 ‘합작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1월 베이징전공·베이징기차와 함께 조인트벤처(JV)인 ‘베이징 BESK 테크놀로지’(이하 BESK)를 설립, 9월 말∼10월 초 중국 시장에서 전기차 모델 2종을 선보이고, 신차가 일정 규모 이상 팔리면 연내 베이징 현지에 연간 1만대 규모의 배터리 팩 제조라인도 구축하기로 했다.

2013년 초 독일 자동차부품업체 콘티넨털과 합작법인인 ‘SK-콘티넨털 이모션’을 설립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자동차 1000만대 시대를 앞두고 확실한 우위를 점하기 위한 국내 업체들의 경쟁은 더욱 뜨거워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희은 기자 heseo@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