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영화 ‘비긴 어게인’이 전하는 1달러의 가치

허미선 기자
입력일 2014-08-19 08:50 수정일 2014-08-19 14:21 발행일 2014-08-19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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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T로 보는 뮤직 로맨스, 영화 <비긴 어게인>1

10달러짜리 음반에서 가수 한 사람의 몫은 1달러, 음반에 수록된 전곡을 다운로드하는 가격이자 함께 작업한 이들에 돌아가는 것도 1달러다.

같은 1달러지만 전혀 다른 가치를 가지고 있다. ‘원스’ 존 카니 감독의 신작 ‘비긴 어게인’은 그 1달러의 가치를 이야기한다.

‘비긴 어게인’은 음악영화다. 음악 파트너이자 연인 그레타(키이라 나이틀리)와 데이브(애덤 리바인)가 사랑과 이별의 아픔을 주고받는 수단도 주옥같은 노래들이다.

뉴욕의 유명 레이블과 계약한 데이브는 스타가 됐다. 데이브와의 이별로 친구 집에 얹혀 살며 의기소침해 있는 그레타를 일으킨 이는 스타 프로듀서 댄(마크 러팔로)이다.

술로 명성을 잃고 자신이 설립한 음반제작사에서도 해고된 데다 아내와는 냉전 중이며 딸은 시큰둥하다. 만취해 지하철로 뛰어들기 직전에 술집에 들린 댄의 생존의지를 일깨운 이도 그레타다.

그렇게 둘은 좌절 상황에서 서로의 손을 잡았다.

그레타와 댄은 가수인 스티브(제임스 코든)를 비롯해 클래식을 전공하는 학생들, 밴드 기타리스를 꿈꾸는 댄의 딸 바이올렛(헤일리 스테인펠드), 길거리 아이들 등과 뉴욕 구석구석을 돌며 음반을 제작한다.

댄의 오랜 친구이자 스타 뮤지션 트러블검(씨 로 그린)이 기꺼이 악기 연주자들을 수혈하고 전폭 지원에 나서기도 했다.

센트럴 파크,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 차이나타운 등 뉴욕 명소들과 그 속에서 공명하는 일상의 소리들이 고스란히 음악에 담긴다. 함께 하면서 저마다의 일상은 즐겁고 풍요롭다.

샘플링 만들 돈이 없어 재능기부와 길거리 캐스팅으로 제작된 음반에 대한 반응은 좋다. 댄의 동업자 사울(모스 데프)이 제시한 계약조건은 음반 하나의 가격은 10달러. 그레타의 몫은 1달러.

그레타가 사울에게 그레타가 묻는다.

“음반 제작에 돈 한 푼 안들였는데 왜 당신이 9달러를 가져가요?”

스타로 만들어 주겠다는 음반회사의 제안을 박차고 나온 그레타는 1달러에 전곡을 누구나 다운로드할 수 있게 한다.

그리고 그 1달러는 즐겁게 뉴욕 거리를 누비며 함께 작업한 스티브, 바이올렛, 첼로와 바이올린을 연주한 대학생들, 악기 연주자들 등과 나누기로 한다.

10달러 중 한 사람 몫의 1달러와 즐거움을 공유한 여럿이 함께 나누는 1달러, 전혀 다른 가치는 그렇게 일상 속에 있었다.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