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 좇아 저축은행 간다면 '10·10'을 기억하자

정은지 기자
입력일 2014-08-18 16:27 수정일 2014-09-11 18:16 발행일 2014-08-18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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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은행 구조조정 마무리…BIS비율 10%이상·고정이하여신 10%이하면 우량

지난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하를 발표하자 시중은행이 금리 조정 회의를 계획하는 등 예적금 금리 하향 조정 움직임이 분주해지고 있다.

안 그래도 낮았던 금리가 더 낮아진다는 소식이 들리자 저축은행으로 눈을 돌리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그러나 대대적인 퇴출 태풍이 불었던 저축은행에 돈을 맡겨도 되는지 불안함을 감출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금리를 좇아 은행 대신 저축은행을 찾을 때 무엇을 보고 선택해야 하는 것일까.

18일 저축은행중앙회와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저축은행의 1년짜리 예금 평균 금리는 연 2.75%로 시중은행의 연 2.32%보다 0.43%포인트가량 높다. 1년짜리 정기적금의 평균 금리는 저축은행은 연 3.48%, 시중은행은 연 2.54%로 저축은행이 약 1%포인트가량 이자를 더 준다.

최고 금리끼리 비교하면 그 차이는 더 커진다. 저축은행 중 1년 만기 적금 금리가 가장 높은 곳은 SBI저축은행으로 연 4.2%인 반면 시중은행 중에는 외환, 하나, 한국SC, 부산, 전북은행의 연 2.8%가 최고 수준으로 1.4%포인트 차이가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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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저축은행의 재무건정성도 크게 개선돼 저축은행의 매력도는 커져가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구조조정과 저축은행 경영진의 인식 변화로 저축은행 재무건전성은 크게 개선됐다. 2013회계년도(2013년 7월~2014년 6월) 당기순손실은 2012회계년도에 비해 94%가량 감소했고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도 5% 가까이 상승했다.

하지만 이 같은 결과에도 상당수의 소비자들은 섣불리 저축은행 이용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저축은행’이라는 이름에서 풍겨오는 부정적인 이미지를 떨치기 힘들다는 것이다.

금융상품 가입을 고민하고 있다는 민모(38)씨는 “저축은행이 고수익이라는 점에서 솔깃하지만 왠지 모르게 위험할 것 같아 고민중”이라며 “어떤 저축은행이 믿고 맡겨도 되는 곳인지 기준을 모르겠다”고 말했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돈을 맡기려는 저축은행의 재무건전성을 따져보고 싶다면 저축은행중앙회 등에서 제공하는 경영공시정보를 참고해 꼼꼼히 따져보라”며 “‘10·10’을 기억하라”고 조언했다.

‘10·10’이란 BIS 자기자본비율 10% 이상과 고정이하여신비율 10% 이하를 말하는 것으로 이 기준을 충족하면 믿고 맡길 만한 은행이라고 생각하면 된다는 것이다.

BIS 자기자본비율은 은행의 자기자본을 위험가중자산으로 나눠 산출하는 지표로 수치가 클수록 은행경영이 건전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고정이하여신비율 또한 은행의 자산건전성을 나타내는 지표로 은행의 총여신 중 고정이하여신이 차지하는 비율을 나타낸 것으로 높을수록 위험하다는 것을 나타낸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구조조정과 경영 마인드 개선 등을 통해 저축은행의 건전성이 많이 개선됐다”며 “꼼꼼히 따져 투자한다면 비교적 높은 수익을 얻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래도 불안하다면 예금자보호를 받을 수 있는 5000만원 한도 내에서 돈을 맡기면 된다. 거래중 저축은행에 문제가 생겨도 예금자보호제도에 의해 원금과 이자를 합해 1인당 5000만원 한도 내에서 안전하게 보호받을 수 있다.

다만 저축은행이 문제가 생겼을 때 받을 수 있는 이자는 저축은행과 거래시 약정받았던 이율을 보장받는 것은 아니다. 예금보험공사의 예금보험금 공시이율과 영업정지된 금융회사의 약정이율 중 낮을 이율로 계산된 이자가 적용된다.

예를 들면 2014년 8월 중 보험사고가 발생하면 예금보험금은 공시이율인 연 2.05%와 약정이율 중 낮은 금리를 적용한다. 저축은행은 대부분 공시이율보다 금리가 높기 때문에 공시이율을 적용받게 된다.

정은지 기자 bridge_lisa@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