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업계, '역시즌 마케팅'이 대세

이희승 기자
입력일 2014-08-18 10:57 수정일 2014-08-18 11:00 발행일 2014-08-18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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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옷 구매 지금 사면 싸다!
도브다운
빈폴아웃도어에서 선판매를 진행 중인 도브다운 제품.(제일모직 제공)

여름에는 여름 옷, 겨울에는 겨울 옷을 구매하는 공식이 깨지고 있다. 

유통업계가 불황 타개 아이디어로 ‘역시즌’ 상품 프로모션에 집중하면서 알뜰 소비자들에게 호응을 얻고 있는 것. 대표적인 겨울 아이템인 롱부츠, 망토, 머플러는 최근 한 달 동안 G마켓에서 전년보다 각각 121%, 278%, 144% 더 팔렸다. 

같은 기간 남성의류 역시 기모ㆍ골덴 팬츠 판매량이 262%, 하프ㆍ롱코트 판매량이 102% 늘었다.

예년보다 짧은 여름으로 인해 가을 결혼 시즌을 겨냥한 모피 시장 또한 뜨겁다. 신세계백화점 인천점이 지난 12일 진행한 한여름 모피 대전은 최대 70 ~ 40%까지 높은 할인율로 파격적인 행사를 전개해 높은 호응을 얻었다.

백화점 모피 담당자는 “올해는 3년6개월만에 돌아온 가을 윤달(양력 10월24일~11월21일)을 피해 9월로 결혼을 앞당기는 경우가 많아, 예비 신혼부부들의 반응이 특히 좋았다”면서 “전에 없던 좋은 조건으로 모피구매를 망설였던 여성 고객들로 인해 문전성시를 이루면서 지난해 대비 2배 이상의 판매율을 보였다”고 밝혔다.

현대백화점은 이달 모피 세일을 두 차례 진행해 5억원어치를 팔았다. 세일 기간 모피 판매는 지난해보다 52.8% 늘었다. 일반적으로 가을·겨울 신상품 출시 직전에 8월 말 기존 재고 상품 처리를 위해 열던 ‘클리어런스 세일’을 한 달가량 앞당겨 여름 세일 기간에 실시한 덕분이다.

아웃도어 브랜드들 역시 적극적인 세일에 나섰다. 지난해 강추위가 닥칠 거라는 예보를 믿고 생산량을 늘렸던 업체들이 포근한 겨울 날씨로 직격탄을 맞아 재고가 예년보다 50% 이상 많이 쌓였기 때문이다.

롯데백화점은 최근 150억 규모의 겨울 아웃도어 상품 할인행사를 진행해 큰 호응을 얻었다. 강남점, 미아점, 인천점에서는 각각 밀레, K2, 블랙야크와 연계해 다운패딩, 다운재킷 등 인기 겨울상품을 저렴하게 판매해 고객들의 발길이 몰렸다.

코오롱인더스트리FnC는 자사 아웃도어 브랜드인 코오롱스포츠의 FW 주요 신상 다운을 다음달 14일까지 20% 할인 판매한다. 다운 선판매는 코오롱스포츠 전국 오프라인 매장은 물론, 코오롱FnC의 종합 쇼핑몰인 조이코오롱에서도 진행된다.

제일모직의 빈폴아웃도어도 ‘도브다운’과 ‘스키도다운’을 다음달 14일까지 선 판매한다. 이 제품들은 2012년 첫 출시 이후 2년 연속 완판신화를 이어어가고 있는 제일모직의 히트상품이다.

제일모직 관계자는 “도브다운의 경우, 단일제품으로 누적물량 7만장이 판매된 히트상품으로 어반아웃도어 특유의 고급스러움과, 일상생활에서도 착용이 가능한 캐주얼스타일을 부각해 디자인 차별화를 시도해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며 “또한 온라인 주요 패션 커뮤니티에서 마니아층으로부터 큰 인기를 끌면서 조기품절사태를 빚어내기도 했던 상품”이라고 말했다. 

블랙야크가 들여온 미국 브랜드 ‘마모트’ 역시 오는 31일까지 FW 신상다운 6종을 선 판매한다

홈쇼핑에서도 역시즌 상품이 예년보다 빨리 등장했다. 지난 주말 TV 홈쇼핑에 등장한 여성용 패딩 점퍼는 30분 만에 8억 원어치가 팔려나갔다. GS샵은 26일부터 겨울 신상품 판매를 시작했다. ‘ROBO 셀럽Y 토스카나램스킨 코트(129만원)’, ‘studioC(스튜디오씨) SAGA화이트폭스 베스트(129만원)’ 등 고가 모피 의류를 겨울 패션 트렌드로 제안하고 있다.

롯데홈쇼핑가 진행하는 ‘8월의 크리스마스’는 대표적인 역시즌 특집 방송으로 올해로 7회째를 맞이했다. 이태종 롯데홈쇼핑 패션의류팀장은 “올해는 지난해보다 역시즌 상품 판매가 한 달가량 빨라졌다. 본격적인 겨울 시즌이 오기 전까지 역시즌 상품을 큰 폭으로 할인해 판매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이희승 기자 press512@viva100.com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