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흘 만에 완판된 발효 화장품, 어떤 효과 있길래…

이희승 기자
입력일 2014-08-06 11:23 수정일 2014-08-14 14:26 발행일 2014-08-07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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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부에 흡수 잘 되고 저자극·자연친화
3~4년간 시장 규모 연평균 40% 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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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뷰티 키워드로 떠오른 발효 화장품을 구매하는 40대 여성들이 늘고 있다. 과거 발효는 김치, 요구르트, 간장과 같은 식품에 적용되는 주요 키워드였지만 몇 년 새 화장품으로 영역을 확대했다. 

여성들이 흡수력이 떨어지는 나이대가 되면 자극이 적고 영양이 풍부하며, 흡수력이 뛰어난 발효 화장품을 찾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그동안 브랜드 독자 기술에 의존했던 해외 유명 수입화장품들 또한 아시아권의 발효, 효소, 효모 등의 제품들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다시 뜨는 발효 화장품, 왜?

자연주의 선호에 따라 발효제품이 인기를 끌면서 뷰티 업계에서도 발효 화장품이 대거 출시됐다. 발효 과정을 거친 화장품은 피부에 좋은 유효성분들의 입자 크기가 작아 일반 화장품보다 흡수력이 높고, 안정성이 우수하다는 장점으로 인기를 끌었다.

코리아나 화장품 마케팅 김영태 팀장은 “소비자들이 점점 더 저자극, 피부 친화적인 자연 제품을 원하고 있어 화장품업계의 발효화장품이 다시 대두되고 있다. 특히 자연에서 찾은 원료를 발효시키면 효과가 극대화 되기 때문에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추세”라고 밝혔다.

발효 원료를 사용한 제품은 많지만 발효 화장품 라인업을 제대로 갖춘 브랜드는 SK-II가 독보적이다. SK-II는 한국 P&G에서 가장 높은 매출을 기록하는 화장품 브랜드로, 올 상반기 인천공항 면세점에서 내국인 매출액이 350억원가량을 기록하며 1위를 차지했다. 일본의 방사능 사태에도 불구하고 꾸준한 인기를 끌고 있는 요인은 한국인만을 겨냥한 제품들을 내놓기 때문이다.

칙칙하고 노란 피부 톤을 가진 한국 여성들을 위해 내놓은 ‘셀루미네이션 딥서지 EX’는 10일 만에 한 달 물량을 모두 소진해 현재 26개 매장에서 예약 판매를 받고 있다. 파운데이션과 섞어 바르면 산뜻한 물광 피부를 연출할 수 있어 인기가 높다.

◇해외 브랜드가 주도한 발효 화장품, 국산 브랜드 맹추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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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대한피부미용학회

최근 3~4년간 발효 화장품 시장이 연평균 40% 이상 성장하면서 국산 브랜드들의 발효 화장품 출시가 잇따르고 있다. LG생활건강의 ‘숨37’은 베스트셀러인 ‘숨 시크릿 에센스’의 기능을 한 단계 끌어올린 신제품을 내놓았다. ‘

‘숨 시크릿 리페어 컨센트레이트’는 과육을 통째로 23년간 발효해 얻은 수퍼 폴리페놀(super polyphenol)™을 함유해 피부 속 수분, 밀도, 탄력을 채워서 노화로 인한 잔주름과 표정 주름을 개선하는 제품으로 입소문 나면서 중년 여성들의 필수 아이템으로 자리잡고 있다.

클리오의 스킨케어 브랜드 구달도 올해 초 ‘발효 오일 베이스 스킨케어’ 9종을 출시하며 발효 전문 브랜드로의 변신을 선언했다. 이넬화장품의 주력 브랜드인 입큰은 4050 여성을 타깃으로 발효화장품 라인 ‘델리킷’을 선보이기도 했다. 미샤는 올 들어서만 발효 화장품 5종을 새롭게 내놓았다.

업계 관계자는 “발효 화장품이 뜬 이유는 40대 이상 여성들이 ‘발효 화장품=고농축’이란 인식을 가졌기 때문이다. 그래서 인지 10만 원 대의 높은 가격에도 구매에 나선다”면서 “모델은 20대를 내세워도 메인 카피는 구매력 있는 40대를 겨냥 ‘노화’ ‘안티 에이징’을 섞어 내보내는 것이 정설”이라고 말했다.

이희승 기자 press512@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