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이 입은 '냉장고 바지' 주세요

이희승 기자
입력일 2014-08-05 11:49 수정일 2014-08-14 14:26 발행일 2014-08-06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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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장고치마
박근혜 대통령이 휴가지에서 입어 화제가 된 ‘냉장고 바지’.

몸뻬 바지의 반란이 일어나고 있다.

동네 할머니들이 입을 법한 바지에서 대통령이 입을 정도로 신분이 상승했다. 지난해 휴가지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입은 ‘냉장고 바지’는 페이스북에 사진이 공개된 후 완판(완전 판매)되는 기염을 토했다. 인견·린넨·폴리에스테르 등의 소재로 만든 이 옷은 가볍고 바람이 잘 통할 뿐 아니라 구김이 적고 품이 여유로워 체형을 가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업계에 따르면 더운 여름철을 맞아 일명 ‘냉장고’로 이름 붙여진 시원한 소재 의류들이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실제로 서울 도심에서는 다양한 패턴과 색상으로 출시된 냉장고바지를 입은 이들을 쉽게 만날 수 있었다.

한남동의 한 편집숍에서 만난 주부 박예정(42)씨는 ‘냉장고 바지’를 패밀리룩으로 맞췄다고 했다. 박씨는 “처음엔 ‘몸뻬 바지’랑 비슷해서 도전하기가 힘들었는데 한 번 입으면 그 시원함과 편함에 매료되어서 자꾸만 다시 입게 됐다”면서 “시원한데다 품이 여유로워 체형도 가릴 수 있고, 허리가 밴드로 처리돼 있어서 남편도 좋아한다. 중학생 아들은 집에서 이 옷만 입을 정도”라고 말했다.

냉장고 바지 코디법에서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무늬다. 지난해 냉장고 바지 스타일은 기하학적 패턴이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지브라, 인디언, 영어, 해골 등 반복적인 문양이 프린팅된 바지는 자칫 가벼워 보일 수 있다.

40대 이상이라면 상의와 비슷한 톤의 바지를 선택해 시각적으로 통일된 느낌을 살려야 한다. 좀더 과감한 패션스타일링을 원한다면 바지와 유사한 패턴으로 장식된 티셔츠를 골라 헐렁하지 않게 연출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체가 튼실하다면 패턴이 없는 냉장고 바지를 입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블랙 컬러 냉장고 바지에 줄무늬 패턴이 있는 티셔츠를 입으면 깔끔함이 돋보이는 옷차림이 완성된다. 냉장고 바지는 발목 쪽으로 갈수록 통이 적당히 좁아지기 때문에 길이를 잘 골라야 다리가 짧아 보이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대체로 복숭아 뼈까지 오는 정도의 길이를 입으면 된다.

인터넷 쇼핑몰 옥션 관계자는 “예상보다 빨리 시작한 더위로 인해 올 1월부터 6월까지 냉장고 바지 1만2000여장이 팔려나가 상반기 히트상품으로 등극했다”면서 “가격대도 1만원 이하부터 5만~6만원 선으로 저렴할 뿐 아니라 디자인과 색상도 다양해 남녀노소 즐겨 입는 국민 패션이 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이희승 기자 press512@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