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있는 장수 상품] ⑦ 오리온 초코파이/ '情' 차별화 성공·재도약 발판

서희은 기자
입력일 2014-08-01 09:52 수정일 2014-08-27 10:21 발행일 2014-07-31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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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코파이 情, 1974년 탄생해 여전히 인기
'情' 한국인 누구나 공감하는 휴머니즘 공략
1974년 탄생. 2003년 제과업계 최초 단일품목 매출 1조원 돌파. 산업자원부 세계 100대 일류상품 선정. 지금까지 팔린 개수 162억개. 전 국민이 1인당 먹은 개수 280개. 지금까지 팔린 제품을 한 줄로 늘어놓으면 지구 25바퀴를 돌 수 있는 89만km.

오리온 ‘초코파이 情’의 발자취다.

‘초코파이의 情’의 역사는 1970년대 초, 동양제과의 한 연구원이 해외연수 중 호텔식당에서 우유와 함께 나온 초콜릿을 코팅한 과자를 보고 영감을 얻은 것에서 시작됐다. 약 2년 여에 걸친 실험과 개발을 통해 수 많은 시제품을 만들고 실패하기를 반복, 1974년 3월 오늘날과 같은 초코파이가 출시되었다.

초코파이는 당시 국내제과업계에서는 볼 수 없었던 새로운 형태의 과자로 차와 곁들일 수 있고 주식 대용의 고단백, 고칼로리를 가진 영양식으로 개발됐다.

초코파이가 엄청난 인기를 얻자 업체들도 초코파이를 개발해 줄줄이 유사제품을 출시하기 시작했다. 오리온은 타 제품과의 경쟁력에서 뒤쳐지지 않기 위해 패키지 상단 디자인에 변화를 주었다. 패키지 상단에 초콜릿 색의 ‘초코파이’ 문구를 집어넣어 눈에 잘 보이도록 했다.

90년대에 초코파이는 위기를 맞는다. 경쟁사들의 제품출시로 매출액이 줄어들고 성장세도 느려졌다. 장수제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피로도도 매출 하락의 한 요인이었다.

이 때 구세주로 등장한 초코파이‘情’ 캠페인은 오리온 초코파이가 재도약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주었다.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보편적 정서인 휴머니즘을 토대로 한 ‘情’ 콘셉트를 통해 경쟁사와 차별화를 하는데 성공했고 ‘情’을 부각시킨 패키지를 출시함으로써 경쟁사를 완전히 물리쳤다.

하지만 초코파이는 또 다른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았다. 소비자의 요구에 부응하고 제과업체 선도기업으로써 시대성을 반영하기 위해 다시 한 번 디자인 변화를 꾀했다.

오리온은 패키지의 ‘情’을 기존 클래식한 서체에서 현대적인 이미지로 바꾸고 배경도 밝고 따뜻한 색으로 젊은 층에 어필할 수 있게 전환했다. 또 패키지 디자인 색도 청색에서 적색으로 변화시켰다.

중국, 베트남, 러시아 등 해외에서도 초코파이를 맛 볼 수 있다.

중국에서 초코파이는 정(情) 대신 인(仁)으로 통한다. 중국에서는 결혼식에 참석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는데 자신들의 결혼식에 와준 하객들에게 답례품으로 초코파이 情을 선물한다.

베트남은 인구의 80%가 불교를 믿는데 베트남 사람들이 초코파이를 워낙 좋아해서 불교 행사에까지 초코파이가 쓰인다. 본래 부처님께 올리는 음식은 가공식품을 잘 쓰지 않는다. 베트남인들은 정(情)을 Tnh이라 부르며 행사가 끝나면 이웃들과 초코파이를 나눠먹기도 한다.

오리온 ‘초코파이 情’은 탄생부터 현재까지 계속해서 디자인을 바꾸고 새로운 판로를 개척하며 발전해왔다. 앞으로도 초코파이는 변화를 멈추지 않을 것이다. 미래의 초코파이 情 디자인은 또 어떻게 변모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초코파이

서희은 기자 heseo@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