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로 뻗는 우리 춤…국립무용단 내년 프랑스 투어

허미선 기자
입력일 2014-07-28 15:42 수정일 2014-08-26 17:47 발행일 2014-07-28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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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무용단이 내년 프랑스 투어를 시작으로 한국무용을 들고 세계무대에 본격 진출한다. 

국립무용단은 올해 4월 초연했던 ‘회오리’(Vortex)가 내년 11월 20일 프랑스 칸 댄스 페스티벌 개막작으로 초청돼 뤼미에르 극장에서 공연한다고 28일 밝혔다. 

‘회오리’는 핀란드 출신 안무가 테로 사리넨(Tero Saarinen)이 안무한 작품으로, 국립무용단이 창단 52년 만에 처음으로 외국 안무가와 협업해 만들었다. 

칸 댄스 페스티벌은 영화제로 잘 알려진 프랑스 남부 칸에서 1984년 시작된 세계적인 무용 축제다. 

이번 공연은 내달 이 페스티벌의 새로운 예술감독으로 부임하는 유럽 무용계의 거장 브리짓 르페브르 파리오페라발레단 예술감독의 초청으로 이뤄지는 것이다.

페스티벌 측에서 국립무용단의 체재비 등 모든 비용을 부담하는 것은 물론 회당 3만 유로(약 4천130만원)의 개런티도 지불한다. 

국립무용단이 해외 무대에 개런티를 받고 서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패션 디자이너 정구호가 연출해 주목받았던 국립무용단의 2013년 초연작 ‘묵향’(墨香)도 내년 12월 프랑스 4개 도시 무대에 오른다. 

역시 개런티를 받고 가는 공연으로, 해외 공연시장에서 한국 작품의 작품성과 상품성을 인정받은 것이라는 평가다. 세부 일정과 장소는 오는 9월 확정될 예정이다.

안호상 국립극장 극장장은 이날 서울시내에서 열린 ‘2014-2015 국립극장 레퍼토리 시즌’ 발표 기자간담회에서 이번 프랑스 초청 공연에 대해 “국립무용단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라며 “국립극장의 새로운 변화가 국제적으로 소문이 난 것 같다”라고 말했다. 

안 극장장은 “창극도 프랑스의 많은 국립극장으로부터 공동제작 제안을 받는 등 여러 곳에서 우리 작품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라며 “과거에는 우리가 외국작품을 가져오려고 절절맸는데 앞으로는 우리가 콧대를 세우면서 골라서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성주 국립무용단 예술감독은 “우리 작품을 세계 시장에 내놓으려면 우리만의 정서와 독창성을 기본으로 하되 세계인이 공감하는 공통분모를 찾아야 한다”라며 “그 결과물이 회오리와 묵향”이라고 말했다.

이외에도 국립무용단은 내년에 ‘한불 상호 교류의 해 130주년’을 기념해 국립극장과 프랑스 파리 샤이오국립극장이 공동 제작한 신작을 처음으로 선보인다. 3월 서울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 이어 6월 샤이오국립극장 대극장에서 공연한다. 

샤이오국립극장은 프랑스의 다섯 개 국립극장 중 유일하게 무용을 중점적으로 다루는 극장이다. 

오는 10월 말에는 샤이오국립극장의 상임 안무가 조제 몽탈보가 국립극장과 국립무용단을 방문해 본격적인 작업을 시작할 예정이다.

윤 예술감독은 “해외 극장과의 공동제작은 이번이 최초”라며 “무용단의 역사를 새로 쓰는 또한번의 사건”이라고 말했다. 

해외에서 러브콜을 받는 것은 국립무용단만이 아니다. 

국립창극단도 이번 시즌에 외국 유명 연출가들이 먼저 참여 의사를 밝혀와 제작이 성사된 두개의 작품을 선보인다. 

미국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에서 활약중인 연출가 안드레이 서반이 창극 ‘춘향가’를 각색, 연출하고, 한일 양국을 오가며 왕성한 활동하는 재일교포 연출가 정의신이 신작 ‘코카서스의 백묵원’(가제)을 만든다. 
김성녀 국립창극단 예술감독은 “해외 두 거장이 어떤 시선으로 창극을 만들어낼지 기대된다”라며 “독특한 작품이 나오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밖에도 오는 9월부터 내년 6월까지 진행되는 ‘국립극장 2014~2015 시즌’에는 국립창극단·국립무용단·국립국악관현악단·국립극단·국립발레단·국립현대무용단 등 국립예술단체가 모두 신작 21편과 우수레퍼토리 재공연작 8편을 무대에 올린다. 

국립무용단은 윤 예술감독과 안무가 안성수가 공동안무한 ‘제의’(가제) 등을, 국립국악관현악단은 임헌정 코리안심포니 예술감독이 지휘하는 국악관현악과 가수 신해철과 록그룹 넥스트, 원일 국립국악관현악단 예술감독이 함께하는 즉흥 기악합주 ‘시나위 프로젝트 3’ 등을 선보인다.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