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있는 장수상품] ② 새우깡/ 43년 동안 사랑받아온 자꾸 손가는 스낵

서희은 기자
입력일 2014-07-30 09:54 수정일 2014-08-26 17:59 발행일 2014-07-25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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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우깡' 1971년 첫 선보인 후 올해 43주년 맞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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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1년 처음 선을 보인 ‘새우깡’이 올해로 43주년을 맞았다.(농심 제공)
“손이 가요 손이 가 새우깡에 손이 가요 언제든지 즐겨요 농심 새우깡.” 우리나라 국민이라면 한 번 쯤 들어봤을 광고노래다.

자꾸 손이 가는 과자 ‘새우깡’은 1971년 농심 연구원들이 밤늦게까지 연구에 몰두한 결과 탄생했다. 새우깡을 개발하려고 사용한 밀가루 양이 4.5톤 트럭 80대분에 이른다. 1970년대 초 경제상황을 생각하면 엄청난 양이다.

일반적인 과자는 기름에 튀겨내는데 반해 새우깡은 식물성 기름인 팜유를 뿌려준 상태에서 가열된 소금의 열을 이용해 튀겨내는 독특한 파칭(Parching)법을 이용해 만들었다. 이를 두고 농심은 새우깡의 고소하면서도 짭짤한 맛을 낸 비결이라고 말한다.

‘새우깡’이란 브랜드명이 생긴 이유도 재미있다. 새우깡 개발 당시 농심 신춘호 회장은 어린 딸이 ‘아리랑’을 ‘아리깡 아리깡 아라리요’라고 부르는 것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새우와 깡을 결합해 ‘새우깡’이라고 지었다. 새우깡이 인기를 얻은 이후 농심은 스낵제품에 ‘깡’이라는 단어를 사용해 ‘감자깡’, ‘고구마깡’ 등의 제품을 출시했고 타사에서도 이를 원용하고 있어 ‘깡’은 스낵을 대표하는 명사가 됐다.

새우깡이 지속적으로 사랑받자 1986년 9월경에는 새우를 원료로 유사한 제품을 만들어 파는 경쟁사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원조 새우 과자인 새우깡을 이기기엔 역부족이었지만 새우깡 이미지가 조금이나마 손실을 입은 건 어쩔 수 없었다.

농심은 대응책으로 89년도 상품포장에 ‘원조(元祖)’라는 표시를 넣었으나 소비자들은 새우깡 맛이 달라졌다고 항의했다.

역으로 새우깡이 일본 과자를 베낀 것이라는 논란도 있었다. 일본 ‘TV도쿄’는 새우깡이 일본 가루비의 갓빠 에비센(1964년 출시)을 모방해 크기, 모양, 포장 뿐 아니라 맛도 비슷하다고 방송했다.

농심 측은 “우리 제품이 일본의 에비센이라는 과자와 비슷한 건 사실이지만 따라한 것은 아니다”라며 “수 십 년이 지난 얘기를 이제와서 들추는 건 일본에 불고 있는 한류열풍을 견제하려는 ‘한국 깎아내기’로 보인다‘”고 말했다.

논란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큰 인기를 누리고 있는 새우깡은 올해로 태어난 지 43년 째다. 연간 700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농심의 연간 매출의 약 24%를 차지하고 있다. 농심으로선 예쁜 자식일 수 밖에 없다. 나이를 막론하고 부담없이 즐길 수 있고, 맥주 안주로도 제격인 새우깡! 7번 쓰러져도 8번 일어나는 7전 8기 정신으로 영원한 국민스낵으로 남길 바란다.

서희은기자 heseo@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