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STEP "탈북 과학인력, 한국서 전문성 못 살려"

조은애 기자
입력일 2014-07-24 11:38 수정일 2014-08-18 16:17 발행일 2014-07-23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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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 과학기술인 60%, "남한에서 동일계 직업 구하기 힘들어"
통일 대비한 북한 과학기술 인력 활용 방안 절실
탈북 과학기술 전문 인력들이 한국에서 제 경험을 살리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 원장 박영아)가 22일 발표한 ‘탈북 과학기술인 실태조사’에 의하면 탈북 과학기술인 30명 중 18명(60%)이 ‘10년 이내 남한에서 동일계 직업을 구하지 못할 것’이라고 답했다.

이번 설문은 NK지식인연대에 소속된 북한이탈 과학기술인 30명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이들의 남한 체류기간은 평균 8년이며, 전문학교 졸업 이상 학력 소유자로 북한에 있을 당시 대학교수, 과학원 연구사, 산업체 현장기사 등으로 일했다.

탈북 과학기술인 중 약 21명(73.3%)이 한국에서 과학기술계 직업을 구하는 과정에서 ‘진입장벽을 느꼈다’고 응답했다. 그 원인으로는 ‘남북한 사이 교육시스템의 차이(66.7%)’가 가장 컸으며 ‘학력, 경력, 자격증을 인정받지 못함’, ‘용어차이에 의한 장벽’, ‘나이제한’, ‘북한출신에 대한 선입견’ 등이 이어졌다.

절반 이상의 탈북 과학기술인이 국가연구개발사업에 참여의향을 밝혔다. 구체적으로 ‘북한의 스테가노그라피 암호해독 프로그램 개발’, ‘북한자원 빅데이터 아카이브 개발’ 등과 같은 연구주제를 제안했다.

연구책임자인 이승규 부연구위원은 “이번 실태조사로 통일을 대비한 남북과학기술통합에 대한 준비가 이뤄지지 않고 있음을 파악했다”며 “북한의 우수 과학기술 인력의 잠재력을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체계적으로 준비해야 한다”고 밝혔다.

조은애기자 sincerely.cho@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