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맥주, 비켜"…족쇄 풀리자 편의점·대형마트서 왕좌 꿰찬 국산맥주

유승호 기자
입력일 2020-05-27 16:06 수정일 2020-05-27 16:06 발행일 2020-05-28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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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븐일레븐 국산매출 비중 52.3%…수입맥주 넘어서
주세법 개정에 수제맥주 늘고 '4캔에 만원' 가능해져
이달 정부 추가 규제개선에 국산맥주 장밋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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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소비자가 편의점 세븐일레븐에서 수제맥주를 구매하고 있다. (사진=코리아세븐)

국산맥주가 편의점과 대형마트에서 수입맥주를 밀어내고 왕좌에 올랐다. 수제맥주 판매 채널 확대, 종량세 도입 등 국산맥주를 옥죄던 규제들이 그간 하나 둘 풀린 영향으로 해석된다.

2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올해 5월 기준 편의점 세븐일레븐의 국산맥주 매출 비중은 52.3%를 차지하며 수입맥주(47.7%) 매출 비중을 넘어섰다. CU에서도 올해 3월 기준 국산맥주 매출 비중이 50.3%를 기록했다. 국산맥주 매출 비중이 수입맥주를 넘어선 건 2017년 이후 3년만이다.

이와 같은 현상은 대형마트에서도 나타났다. 이마트에 따르면 이달 국산맥주 매출 비중은 처음으로 60.1%를 차지했다. 이는 지난해 국산맥주의 매출 비중이 40~50% 수준에 머물던 수치와 대조적이다.

이처럼 국산맥주 매출이 수입맥주를 뛰어넘을 수 있었던 배경에는 일본 불매운동으로 일본산 맥주가 주춤하던 틈을 타 국산맥주를 옥죄던 주세법이 바뀌면서 수제맥주의 다양화, 편의점의 ‘4캔에 만원’ 마케팅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가장 크게 수혜를 입은 건 국산 수제맥주다. 편의점 CU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국산 수제맥주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55%나 증가했다.

수제맥주의 경우 2018년 주세법 개정으로 유통채널 확대와 수제맥주 제조업자 세금 부담이 줄었으나 종가세에 발목이 잡혀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 하지만 정부가 올해 1월부터 주류 과세체계를 가격 기준의 종가세에서 용량 기준의 종량세로 바꾸면서 그간 진행할 수 없었던 ‘4캔에 1만원’과 같은 마케팅이 가능해져 판매가 크게 늘었다.

주류업계는 이달 정부가 추가로 내놓은 주류 규제 개선방안으로 인해 국산맥주의 질주가 계속 이어질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개선안에는 주류 위탁생산 허용, 주류 첨가재료 확대, 주류 제조시설을 이용한 제품 생산 허용, 음식점 주류 배달 기준 명확화 등이 담겼다.

박정진 한국수제맥주협회 회장은 “올해 초 종량세가 도입되는 등 수제맥주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늘고 있는 데다 정부가 이번에 발표한 주류 규제 완화 방안이 내년 도입되면 OEM 등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유승호 기자 peter@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