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바100] 100세 시대 도래… 이통 3사, AI로 초고령사회 대비 '만전'

박준영 기자
입력일 2024-02-28 06:33 수정일 2024-02-28 06:33 발행일 2024-02-28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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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 이통 3사, AI 활용한 서비스로 어르신 생활 적극 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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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가 빠르게 늙어가고 있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65세 이상 고령인구 비율은 2024년 993만 8235명으로, 전체 인구의 19.2%에 달한다. 내년에는 고령인구가 1000만명을 돌파, 전체 인구의 20% 이상인 초고령사회로 진입할 전망이다.

의학 기술의 발달과 급속도로 이뤄진 경제 발전 등으로 우리나라 국민의 기대 수명은 이제 100세를 바라보지만, 급격한 사회 노령화는 여러 가지 문제점도 야기하고 있다. 특히, 혼자 거주해 가족 및 사회보호망의 지원을 거의 받지 못하는 ‘독거노인’이 빠르게 늘면서 노년층에 대한 지원 문제가 전 사회적인 문제로 대두된 상태다.

통계청 통계개발원이 지난 22일 공개한 ‘국민 삶의 질 2023’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기준 60세 이상 국민의 사회적 고립도는 40.7%에 달했으며, 삶의 만족도 역시 모든 연령층 중에 가장 낮았다. 70세 이상의 자살률은 인구 10만명당 78.8명 수준으로 전체 자살률(25.2명) 대비 세 배 이상 높았다.

SKT
(사진제공=SKT)
빠르게 늘어나는 노년층과 달리 전 세계적으로 최저급인 저조한 출산율로 인해 타 연령층의 인구는 계속 줄어드는 추세다. 이로 인해 지난 2019년 11월 약 5185만명에 달했던 우리나라 인구수는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 미래 경제 전반을 지탱해야 하는 젊은이들이 계속 줄고 있어 노년층을 지원할 복지 자원은 갈수록 확보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이처럼 초고령사회가 현실적으로 눈앞에 다가오자 정부뿐 아니라 기업들도 이를 대처하기 위한 여러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특히, 생활 전반에 필수 요소인 ‘통신’을 제공하는 이동통신 3사는 초고령사회 지원 해법으로 인공지능(AI)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기 시작했다.

AI는 사람과 달리 24시간 365일 언제 어디서나 지원할 수 있으며 학습을 통해 자연스러운 대응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최근 사람같이 사고하는 생성형 AI 기술이 급속도로 발전한 것도 이유 중 하나다. 이통 3사는 AI를 활용한 여러 가지 기술 및 서비스를 개발, 노년층을 지원하며 초고령사회에 대비하고 있다.

SKT 노년층 지원
SKT가 노년층에 제공 중인 ‘AI 돌봄 서비스’. (사진제공=SKT)

SK텔레콤은 지난 2019년 AI를 기반으로 한 맞춤형 돌봄 서비스를 국내 출시했다. 2022년 10월부터는 ‘누구 비즈콜’을 통해 AI 안부확인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AI 안부확인 서비스는 AI 콜을 통해 고독사 위험가구, 1인 시니어 가구 등 취약계층의 안부를 주 1회 확인한다. 지난해 11월까지 누적 11만 538명을 대상으로 약 176만건의 AI 안부전화 서비스를 제공했으며 ‘아프다’, ‘힘들다’ 등 위험 발화를 한 4063명에게는 행복커넥트 전문 상담사를 연결해 심리적 안정을 지원했다.

노년층에 제공하는 AI 돌봄 서비스는 긴급 구조는 물론, 정보 전달·일정 관리·인지능력 향상 등 다양한 기능을 제공한다. 전국 93개 지자체·기관 돌봄 대상자 약 1.7만명의 노인을 대상으로 제공 중인 AI 돌봄 서비스는 6000회 이상의 ‘긴급 SOS 호출’ 및 500회 이상의 119 긴급구조를 통해 위험에 몰린 독거노인들의 생명을 지켰다.

또한, SKT의 AI 기반 기억훈련 프로그램 ‘두뇌톡톡’은 노인 치매 이환율을 낮추는 효과를 보여 눈길을 끌었다. 치매는 현재 의학으로 완치가 불가능해 진행을 늦추는 것만이 유일한 방법이다.

SKT는 2021년 6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부여군에 거주하는 노인들을 대상으로 치매 예방 사회성과보상(SIB) 사업을 진행, 치매 고위험군인 경도인지장애자를 대상으로 인지치료와 두뇌톡톡 서비스 등을 제공했다.

사업 평가기관인 인제대학교 일산백병원에 따르면 사업 기간 동안 경도인지장애 노인 30명 중 약 1명만 치매가 진행됐으며 조사대상의 치매 이환율은 3.24%였다. 이는 통상 연간 치매이환율이 약 15% 수준인 것에 비해 현저하게 낮은 수치다.

KT '지니 TV 버스정보 알리미'
KT가 경기도에 있는 한 경로당에서 어르신들 대상으로 지니 TV 버스 정보 알리미를 시연하고 있다. (사진제공=KT)

KT는 AI 스피커에 인터넷 프로토콜 기반 텔레비전(IPTV) 서비스 ‘지니TV’를 연동한 AI 케어 서비스 ‘지니TV 케어’를 2021년부터 시작했다.

기존 AI 케어 서비스는 혼자 사는 노인이나 고령층 등 취약계층에 전용 AI 스피커를 제공하고 응급상황 알림, 말벗 대화, 안내방송 등을 통해 고독사 예방과 정서적 안정을 도모했다. 지니TV 케어는 여기에 더 나아가 셋톱박스를 활용, 이용자의 TV 시청 패턴 및 채널 변경 빈도를 분석해 치매 가능성을 조기에 탐지하는 등 TV 시청 정보를 활용한다.

일정 시간 이상 TV가 꺼져 있거나 동일 채널의 시청 상태가 이어지는 등 이상 패턴이 감지되면 보건소 담당자와 보호자에게 문자나 전화로 상황을 알려준다. 위급상황 발생 시 “지니야! 살려줘” 같은 상황을 말하면 실시간으로 ‘지니TV 케어 - KT텔레캅 - 119 안전신고센터’ 연동 체계를 통해 24시간 구조를 시도한다.

이와 함께 KT는 복약알람, 인지장애 예방용 게임을 통한 건강관리, AI 말벗대화, 지니뮤직, KT CS 전문 상담사와의 대화를 통해 독거노인의 외로움 해소를 위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지난 1월에는 스마트폰 교통정보 사용에 익숙하지 않은 노년층을 위해 IPTV로 실시간 버스 도착 시간을 알려주는 ‘지니 TV 버스정보 알리미’도 출시했다.

LG유플러스 'U+스마트레이더'
‘U+스마트레이더’를 활용한 ‘실시간 안전 모니터링 플랫폼’. (사진제공=LG유플러스)

LG유플러스는 어르신들의 건강 상태를 비대면으로 실시간 모니터링해 맞춤형 관리를 제공하고, 위급 상황 발생 시 보호자가 즉각 대응할 수 있는 ‘스마트 실버케어’ 서비스를 개발했다.

스마트 실버케어는 AI 스피커, 시니어 맞춤형 스마트밴드 등 스마트 기기를 통해 수집된 고객의 건강 관련 정보를 태블릿과 스마트폰에서 한눈에 확인하는 비대면 건강관리 솔루션이다. 방문 간호 업무를 수행하는 간호사나 요양보호사는 이 서비스를 활용해 이용자의 혈압, 체지방, 수면 시간 등을 편리하게 관리할 수 있다. 낙상, 배회 등 응급 상황 발생 시 알람을 받아 신속한 대처가 가능하다.

요양원에도 지능형 CCTV를 제공했다. LG유플러스는 한국노인중앙복지회, 넷온과 함께 제공한 지능형 CCTV는 AI가 영상 속 사람의 얼굴을 감지해 자동으로 모자이크 처리하는 기술을 적용, 개인정보 노출 없이 현장을 모니터링한다. 다중 얼굴인식 기술을 활용해 최대 20명의 사람을 동시에 감지하고, 얼굴 트래킹 기술로 움직이는 사람도 놓치지 않고 모자이크 처리를 할 수 있다.

지난 2022년에는 스마트레이더시스템과 함께 ‘U+스마트레이더’를 활용한 ‘실시간 공간객체 모니터링 플랫폼’을 공개했다. U+스마트레이더는 노인보호시설이나 장애인 화장실 등에 설치된 77㎓ 레이더 센서를 통해 프라이버시를 보호하면서 안전사고, 범죄를 예방하는 서비스다. CCTV가 어두운 환경에 취약한데 비해 U+스마트레이더는 환경의 영향을 적게 받으며 상대적으로 먼 거리에서 최대 5명까지 동시 감지가 가능하다.

박준영 기자 pjy60@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