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서구의회 과도한 예산 삭감 민생예산만 겨눠 눈쌀

조재호 기자
입력일 2023-12-29 10:04 수정일 2023-12-29 10:04 발행일 2023-12-28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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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최대 규모 예산 칼질...의회 예산은 원안대로
의회 권력의 과도한 남용 민생 정책 실종 우려 대두
광주광역시 서구의회가 서구의 내년도 본예산 심의에서 5개 광주지역 기초단체 가운데 가장 큰 폭의 예산을 삭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이 서구의회가 서슬 퍼런 칼날을 휘두른 것과 관련, 지역민들은 의회의 권한을 과도하게 남용한 것이라는 지적이 대두되고 있다.

가뜩이나 경기침체로 예산이 빠듯한 상황에서 서구의회의 이같은 결정에 따라 서구의 내년도 정책 수행이 어려울 수도 있을 것이란 우려가 쏟아지고 있는 것.

28일 광주 서구와 서구의회 등에 따르면 서구는 경기침체의 여파에 따라 긴축재정을 하기로 결정하고 이달 초 각 부서의 업무추진비와 경상경비 등을 무려 10%씩 삭감 편성하고 모두 6751억 규모의 내년도 예산안을 서구의회에 제출했다.

‘마른 수건 쥐어짜기’ 예산이 심의가 되는 가운데 의회가 이중 61개 사업의 예산 46억원을 싹둑 잘라버렸다. 이같은 큰 폭의 삭감 예산은 전체 예산의 0.68% 수준으로 광주 5개 자치구 중 최고 수준인 것으로 드러났다.

참고로 광주 동구는 0.03%, 남구 0.08%, 북구 0.12%, 광산구 0.15% 수준의 예산삭감이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같이 전례없던 일이 펼쳐지면서 내년에 서구가 역점적으로 추진할 정책들이 올스톱될 위기에 몰리고 있다.

그러나 민생 정책이 표류할 위기에 처한 것과는 대조적으로 서구의회의 의원들과 의회 직원들 교육,연수 예산은 삭감 없이 그대로 통과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예산 심의의 잣대가 요동을 치면서 의회 권한의 남용이라는 평가도 새어나오고 있다.

구체적으로 서구의회는 5개 자치의회 가운데 최고 수준의 의정활동비가 책정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서구의회 264만원, 동구 226만원, 남구 241만원, 북구 257만원, 광산구, 254만원으로 서구의회의 월정수당이 광주 5개구의회 중 가장 높다.

사정이 이러한 가운데 서구의회는 과도한 예산 칼질을 선보였다.

소상공인 지원 및 일자리 지원사업 상당수의 예산이 전액 삭감된 것으로 나타났다.

▲폐업 소상공인 다시서기 프로젝트(6000만원) ▲골목경제활성화를 위한 현장맞춤형컨설팅 (2000만원) ▲중장년 등 구직자 취업지원 (1100만원) ▲대한민국 명장들과 함께하는 청년창업육성 MBA(3000만원) 등이다.

또 성과가 나오고 있는 민선8기 역점사업도 쪽집게 처럼 콕 찝어 제동을 걸었다.

▲올해 소상공인들의 매출증대 효과를 톡톡히 본 ‘장사의신 아카데미 운영’예산 1억원이 3000만원으로 무려 70%를 삭감했다.

▲주민들의 자발적 참여로 큰 호응 얻은 ‘마을합창단’ 운영지원 예산도 1억7400만원에서 9000만원으로 반토막을 내버렸다.

무더기 전액 삭감의 칼질은 여기서 멈추지 않고 ▲걷고싶은 길 조성 및 골목상권 활성화를 위한 ‘소통테마길’ 조성 예산 5억2500만원▲정부 마을브랜딩 공모사업 연계 ‘피지컬발산쇼’ 예산 7000만원 ▲마을BI활성화지원 예산 5400만원 ▲‘세큰대 서구’ 등 주민학습권 보장확대를 위한 평생교육배달강좌 예산 2030만원 등 모든 예산이 전액 삭감된 것으로 나타났다.

뿐만 아니라 공무원 역량 강화 추진사업도 제동이 걸렸다.

▲공직자 교육훈련프로그램 1억6250만원 ▲창의혁신프로그램운영 1억1470만원▲민원담당공무원 친절강화 워크숍 4000만원 등도 전액 삭감된 것.

이와 관련 서구의 한 의원은 “경기침체에 따라 타이트한 예산 심의가 이뤄져 어쩔 수 없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광주= 조재호 기자 samdady@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