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간배당·무상증자·자사주소각…기업들, 주주친화 행보 활발

박기태 기자
입력일 2023-07-31 05:50 수정일 2023-07-31 05:50 발행일 2023-07-31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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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사 배당금 일러스트(제공=연합뉴스)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이 필수로 자리잡으면서 G(지배구조) 분야 평가 지표 중 하나인 주주친화 정책을 강화하려는 기업들의 움직임도 활발해지고 있다. 중간·분기배당과 무상증자, 자사주 소각 등이 대표적이다. 분기배당은 일반적으로 장기투자를 촉진해 주가를 부양하는 효과가 있다. 무상증자는 주주가 돈을 들이지 않고 주식을 추가로 확보할 수 있기에 대표적인 주주친화 정책으로 꼽힌다. 자사주 소각은 시장에 유통되는 발행주식 수를 줄여 주식 가치를 높여준다.

한국거래소 등에 따르면 주주 환원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분기·중간배당을 하는 기업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연도별로 2분기 분기배당을 실시한 상장사는 2020년 25곳, 2021년 41곳, 2022년 46곳으로 증가했다. 올해는 지난달 23일까지 2분기 배당 또는 중간배당을 결정한 상장사는 총 64개사(코스피 41개사, 코스닥 23개사)에 달했다. 일반적으로 상장사는 결산배당 외에 1년에 세 차례(3·6·9월) 하는 분기배당 또는 회계연도 중 특정 시기에 배당금을 나눠 주는 중간배당을 실시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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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1과 휴온스, 휴온스글로벌, 휴메딕스, 이상네트웍스 등이 올해 처음으로 중간배당을 단행했고, 현대자동차와 SK하이닉스, 포스코홀딩스, CJ제일제당, 네이버, LG유플러스, 쌍용C&E, KT&G, 씨젠 등도 중간배당을 결정했다.

주주가치 제고 차원에서 자사주 소각에 나서는 기업도 늘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 1월 보통주 213만6681주와 우선주 63만2707주를 소각키로 결정했다. 삼성물산도 오는 2028년까지 보유중인 자사주 전량을 태워버릴 계획이다.

한글과컴퓨터는 지난 17일 이사회를 열고 기존 웹오피스 사업부문을 물적분할해 한컴AI웹에디터(가칭)를 설립하면서 자사주 142만9490주의 일시 소각을 단행키로 결의했다.

SK텔레콤도 지난 26일 이사회를 열고 30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한 후 이 중 약 20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소각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SKT가 소각하기로 한 주식은 보통주 429만 1845주로, 총 발행 주식 수의 약 2%에 해당한다. 소각 예정일은 내년 2월 25일이다. 이밖에 현대모비스, 기아, SK, 동원산업, SK스퀘어, SK디스커버리 등도 자사주 소각을 결정했다.

무상증자를 결정하는 기업도 증가 추세다. 최근 코미팜은 구주 1주당 신주 0.1주 배정하는 무상증자를 결정했다. 공시에 따르면 보통주 641만8588주가 신주로 발행되며 1주당 액면가액은 100원이다. 신주배정기준일은 오는 8월 16일, 신주의 상장예정일은 9월 5일이다.

국내 와인 유통업사 나라셀라도 지난달 25일 보통주 1주당 신주 1주를 배정하는 100% 무상증자를 결정했다고 25일 공시했다. 이번 무상증자는 보통주 643만9038주에 대해 실시되며, 신주 배정 기준일은 8월9일, 신주 상장일은 8월 29일이다.

랩지노믹스도 1주당 신주 1주를 배정하는 100% 무상증자를 결정했다고 지난 24일 공시했다. 이번 무상증자로 현재 발행주식 3711만9995주에 신주 3711만9995주가 추가되며 신주 상장일은 다음달 28일이다.

무상증자의 재원은 올해 1분기의 자본잉여금이다. 배정기준일은 8월 8일이며, 해당일까지 주식을 보유한 주주에게 무상으로 주어진다. 이 외에 HLB, HB솔루션, 알비더블유, 포시에스, 토마토시스템, 엑스페릭스 등도 무상증자를 실시한다.

마승철 나라셀라 회장은 무상증자를 결정하면서 “주주가치를 높이고 주식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해 이번 무상증자를 결정했다”며 “앞으로도 회사의 성장을 주주들과 함께 나누는 주주친화 경영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박기태 기자 parkea11@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