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국방위, ‘북한 무인기’ 긴급현안보고…야 “대통령 사과해야” vs 여 “도둑 이해하며 경찰 비판하는 꼴”

정재호 기자
입력일 2022-12-28 16:23 수정일 2022-12-28 16:34 발행일 2022-12-29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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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위 전체회의서 질의 답하는 이종섭 장관
이종섭 국방부 장관이 28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질의에 답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승겸 합동참모의장, 이 장관, 이기식 병무청장. (연합)

북한 무인기 영공 침범 사태에 대한 국회 국방위원회의 긴급 현안보고가 28일 열린 가운데, 여당인 국민의힘은 대북 규탄 결의문 채택을 요구했다. 반면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군 당국의 무인기 대처가 미흡했다며 국방부 장관을 비롯한 대통령의 사과를 요구했다.

더불어민주당은 28일 이날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 긴급현안보고에서 “(국방부 장관이) 그냥 답변할 게 아니라 국민 앞에 사죄부터 해야 하고, 국방부 장관만의 문제가 아니라 대통령께서 사과하는 게 맞다”고 윤석열 대통령의 사과를 촉구했다.

민주당 설훈 의원은 이종섭 국방부 장관을 향해 “장관께서는 ‘내가 잘못한 게 없다’는 식으로 답변이 나오는데 잘못된 태도”라며 “전국민이 어제, 그제(26~27일) 상황 때문에 얼마나 놀랐나. 국방이 이게 뭐냐, 분노에 가까운 반응”이라고 질타했다.

이어 윤 대통령을 겨냥해 “대통령은 국군 통수권자인데, 5대 드론이 넘어왔는데도 불구하고 1대도 격추 못 시키고 쳐다보고만 있었다”며 “통수권자로서 (윤 대통령이) 이 부분에 대해 뭔가 말씀이 계셔야하는데 아무 말씀도 없다”고 지적했다.

또 “대통령께서 ‘확전을 각오하고 무인기를 올려보내라’고 지시했는데, 엄청난 이야기인데 (26일) 저녁에 송년회를 했다. 앞뒤가 맞나”라며 “전쟁을 각오했는데 한가하게 송년회를 하나. 국민들이 이해를 하겠나”라고 꼬집었다.

같은 당 김영배 의원도 “이 난리가 난 통에 대통령께서는 무인기 상황에 대해서 공식 브리핑을 안 하고 입양견에 대해서 브리핑했다”며 “국방부 장관으로부터 12시에 대통령이 직접 보고를 받았다는데, 도대체 대통령실에서는 국민들께 아무런 보고를 하지 않고 대통령은 만찬을 하시면서 반주까지 드셨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이 장관은 “대통령 만찬 시점은 실질적으로 상황이 다 종료되고 정리된 시점”이라며 “저희들이 확전을 각오하면서 공세적으로 무인기를 운용한 부분은 당연히 (확전을) 각오했던 것은 사실”이라고 답변했다.

반면 국민의힘에서는 북한 군사행위에 대해 정부와 군을 과도하게 비판하고 있다는 반론도 나왔다.

국민의힘 국방위 간사인 신원식 의원은 “우리 국회가 행정부를 견제하고 비판하는 역할도 있고 국회가 해야 할 (또 다른) 측면에서 건의를 드린다. 첫 번째 오늘 여야가 합의로 (무인기 영공 침범에 대한) 대북 규탄 결의문을 채택해서 본회의에 상정하는 것을 건의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사회의 잘못된 풍조가 도둑에 대해서 너무나 관대하고 이해한다고 하면서 도둑으로 보호하는 경찰에 대해서 심지어 없는 것처럼 왜곡하는 경향이 있다”며 “우리 사회의 잘못된 행태를 뿌리친다는 입장에서 오늘 내로 여야 합의로 대북 규탄 결의문을 채택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두 번째로 소형 무인기 대응 훈련을 위해서 예산이 뒷받침돼야 한다”며 “소형 무인기 대응은 따로 예산 편성을 해야 한다. 소형 무인기 대응을 위한 국방위 소위원회를 구성해서 내년 추경에 필요 예산을 투입할 수 있도록 건의드린다”고 덧붙였다.

한편 윤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대통령 비서실·국가안보실 참모들이 참석한 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북한에 핵이 있다고 두려워하거나 주저해선 안 된다”며 “북한의 어떠한 도발에도 확실하게 응징 보복하라. 그것이 도발을 억제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수단”이라고 강조했다.

정재호 기자 cjh86@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