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가계대출, 6개월새 9조원 감소…금리 인상 여파

이지은 기자
입력일 2022-07-03 09:16 수정일 2022-07-03 09:49 발행일 2022-07-04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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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시중 5대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이 6개월간 9조원 이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리 상승으로 신용대출이 8조원 넘게 줄면서 가계대출 감소세를 이끈 것으로 분석된다.

3일 은행권에 따르면 지난달 말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가계대출 잔액은 699조6521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월보다 1조4094억원 감소한 규모다.

가계대출 잔액은 올해 1월부터 6개월간 연속 감소하며 9조 4008억원이 줄었다. 700조원대 아래로 떨어진 것은 지난해 8월 이후 약 10개월 만이다.

대출 종류별로 보면 주택담보대출의 잔액은 지난달 말 기준 506조7714억원으로, 전월보다 991억원 늘었다. 지난 1월부터 6개월간 주담대 잔액은 1조3668억원 늘어나 전년 대비 증가세가 둔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용대출은 지난해 12월부터 계속해 줄어들며 가계대출 감소세를 견인했다. 올해에만 8조8783억원이 줄었다. 지난달 말 신용대출 잔액은 130조6789억원으로 전월 대비 1조1204억원이 감소했다.

전세대출은 5개월 연속 늘어 전월 대비 4479억원 늘어난 132조9061억원으로 집계됐다. 전세대출 잔액은 올해 상반기 3조2092억원 증가했다.

반면 예·적금 잔액은 685조959억원으로 전월 대비 5조3192억원 늘었다. 기준금리 인상으로 시중 은행의 예·적금 금리가 3%까지 올라서면서 시중의 유동자금이 몰리는 ‘역 머니무브 현상’이 나타났다. 최근에는 연 5%에 달하는 고금리 적금 상품도 등장하면서 마땅한 투자처를 잃은 유동자금을 빠르게 흡수하고 있다.

가계대출 감소 추이는 올 하반기까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은행이 연내 4회 연속 기준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큰 데다, 7월부터 DSR 규제가 확대 시행되기 때문이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기준금리가 더 오를 것으로 예측되는 데다 7월부터 DSR 3단계 규제가 시행되고 대출금리까지 오르면 대출 수요가 더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며 “DSR 규제로 신규 가계대출 증가율이 떨어져 예대마진이 줄어들고 지표금리는 올라가는 상황에서 은행들이 금리 인하 경쟁을 이어나가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지은 기자 jelee0429@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