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급등에 보험사 건전성지표 비상...금감원, 주요 보험사 CEO 만난다

박성민 기자
입력일 2022-04-22 10:51 수정일 2022-04-22 10:51 발행일 2022-04-22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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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감독원
사진=금융감독원

보험사의 재무 건전성 지표 관리에 비상이 걸리자 금융당국이 보험사 최고경영자(CEO)들을 긴급 소집하고 나섰다.

2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금감원은 이날 이찬우 수석부원장 주재로 생명·손해보험사 CEO 간담회를 연다. 최근 금리가 급상승해 지급여력(RBC) 비율이 하락하면서 비상이 걸린 보험업계의 애로와 건의를 듣기 위한 자리다.

요구자본 대비 가용자본의 비율을 뜻하는 RBC 비율은 보험회사 재무 건전성을 보여주는 지표로 보험업법에서 100% 이상을 유지토록 규정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150% 이상을 권고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보험사의 RBC 비율은 평균 246.2%로 1년전 297.2%보다 50%포인트(p) 이상 하락했다. 금리상승으로 가용자본에 해당하는 매도가능자산평가이익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RBC 비율이 200% 미만인 보험사는 DB생명(157.7%), 흥국생명(163.2%), KDB생명(168.9%), KB생명(186.5%), 한화생명(184.6%), 흥국화재(155.4%), AXA손해보험(169.7%), 한화손해보험(176.9%), KB손해보험(179.4%), 롯데손해보험(181.1%), 농협손해보험(196.5%) 등 10여개다. 150% 미만은 최근 부실 금융기관으로 지정된 MB손해보험(88.3%) 하나다.

보험사의 채권 계정 분류 현황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장기 국고채 금리가 10bp(1bp=0.01%포인트) 오르면 RBC 비율이 1%p~5%p 하락한다는 것이 증권가의 분석이다. 어제(21일) 국고채 10년물 금리는 3.296%를 기록했는데, 지난해 12월말 2.255%와 비교하면 무려 1000bp(1%p)가 올랐다.

이렇듯 시장금리 급등으로 각 보험사의 RBC 비율이 급격히 악화하고 있다. 이달 현재 기준으로는 생명보험사를 중심으로 10여 개 회사가 금융당국의 권고치 미만으로 추락했다는 추정도 업계에 떠돌고 있다. 이러한 추세로 금리 상승이 계속되면 법정 기준 미만으로 추락하는 보험사도 속출할 수 있다.

이날 회의에서 CEO들은 채권 재분류, 신종자본증권 발행, 후순위채 발행 등으로 RBC 비율 하락을 방어하고 있으나 금리가 계속 오르면 자본확충 부담이 과중해진다며 어려움을 호소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RBC 비율이 100% 미만으로 나빠지더라도 적기시정조치 등 보험업법상 건전성 개선 조처를 유예하는 등 건전성 규제를 한시적으로 완화해 달라고 요청할 것으로 예상된다.

박성민 기자 smpark@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