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 해외 실적 후퇴 15.9%↓… 신남방 경영 차질

박성민 기자
입력일 2022-03-22 10:40 수정일 2022-03-22 16:32 발행일 2022-03-23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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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금융감독원/정리=브릿지경제

4대 시중은행 해외계열사들의 지난해 실적이 되레 후퇴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시장에서 인터넷은행·핀테크와 경쟁이 심화되면서 해외로 눈을 돌렸지만, 코로나19와 현지 사정 등으로 악재를 만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국민은행과 하나은행의 해외 계열사 실적이 떨어진 반면,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은 상승세를 나타냈다. 특히 동남아지역에 진출한 은행들의 실적이 하락하면서 신남방 정책에 제동이 걸릴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22일 브릿지경제가 각 사별 사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4대(KB국민·신한·하나·우리) 시중은행 38개 해외계사들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4880억원으로 전년 대비 15.9% 감소했다. 금액으로는 920억원 줄어든 규모다.

특히 리딩뱅크 자리를 수성한 국민은행의 해외계열사들이 500억원의 넘는 적자를 기록하면서 가장 큰 타격을 입었다.

국민은행 6개 해외계열사는 지난해 507억원 순손실을 기록하면서 적자로 전환했다. 앞서 2020년 948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는데 약 1450억원이 줄어든 것이다. 인도네시아 부코핀은행은 2726억원 손실로 적자가 지속됐다. 2020년 434억원 손실(3개월 분)에서 적자 규모도 늘어났다. KB마이크로파이낸스 미얀마법인(KB Microfinance Myanmar), KB미얀마은행(KB Bank Myanmar)은 각각 62억원, 30억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부코핀의 경우 코로나로 인해 충당금을 보수적으로 적립했다"고 설명했다.

하나은행 11개 해외계열사들의 순이익은 1073억원으로 25.3% 감소했다. 절반 넘는 9곳의 순이익이 늘어났지만, 규모가 큰 인도네시아, 중국에서 약 600억원의 순이익이 감소한 영향이다. 다만 전략적 투자로 지분을 보유한 베트남투자개발은행(BIDV)의 순이익은 전년 대비 118.2% 급증하는 등 호실적을 기록했다.

반면 신한은행의 해외 계열사 10곳은 지난해 2568억원의 순이익을 거둬 탄탄한 실적을 기록했다. 특히 신한베트남은행의 순이익이 1292억원으로 압도적인 실적을 거뒀다.

우리은행도 1746억원의 순이익을 거둬 62.5% 나 급증했다. 11개의 해외계열사 중 적자를 기록한 곳은 1곳 뿐이였다.

4대 시중은행의 지역별 순이익을 살펴보면 동남아 14곳의 순이익은 2278억원으로 여전히 가장 많은 규모를 차지했다. 하지만 34.9%(1222억원)나 감소하면서 비중은 46.7%로 13.7%포인트(p) 나 하락했다. 지난해 미얀마 유혈상태, 코로나19 확산 등으로 글로벌전략에 차질을 빚어진 영향이다.

또한 중국에 진출한 해외계열사 6곳의 순이익이 1095억원으로 16.4%(215억원) 줄었다. 하나은행(중국)유한공사는 571억원으로 32.4% 감소했고, 신한은행중국유한공사도 139억원으로 14.0% 축소됐다. 국민은행 중국법인(Kookmin Bank (China))는 141억원으로 전년과 비슷한 수준을 나타냈다.

반면 북미(9곳) 78.4%, 아시아(4곳) 16,2% 늘어났다. 규모는 작지만 남미(159.9%), 유럽(흑자전환)도 순이익이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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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금융감독원/정리=브릿지경제

박성민 기자 smpark@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