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투자증권 “테이퍼링·헝다그룹 불확실성 여전…韓 증시 박스권 전망”

이은혜 기자
입력일 2021-09-23 08:38 수정일 2021-09-23 08:38 발행일 2021-09-23 99면
인쇄아이콘
clip20210923081253

NH투자증권은 23일 “글로벌 증시의 단기 급락은 진정되겠지만 미국 테이퍼링(자산매입 규모 축소)과 중국의 헝다그룹 관련 장기 정책 기조에 대한 불확실성을 감안할 때 선진국과 신흥국의 탈동조화는 지속될 전망”이라며 “국내 증시는 대주주 요건 회피성 자금 이탈, 글로벌 경기 모멘텀 둔화 등에 따라 지수 상승 탄력이 약해져 4분기에 박스권에서 움직일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헝다그룹은 채권자 협상, 자산 매각 등을 통해 긴급 만기 도래 이자 지급을 발표했다. NH투자증권 노동길 연구원은 “중국 중앙은행의 유동성 공급과 더불어 급한 불은 끄는 양상”이라며 “전체 부채 규모 대비 단기 도래 이자 규모가 크지 않고, 국책 은행이 주채권자이며, 파생상품 연결이 없고, 중국 내 투자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결국 헝다그룹 이슈는 중국 정부의 결정에 달려있다”고 평가했다.

노 연구원은 “중국 정부는 중국 내 부동산 개발 회사의 연쇄 도산 확산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판단되면 공동 부유, 민간 기업 국유화 과정 중에 나타나는 성장통으로 해석할 여지 높다”며 “이에 따라 단기로 헝다그룹 관련 소음은 수면아래로 가라앉을 가능성이 높지만, 장기적으로는 중국이라는 국가의 부동산과 연결된 잠재적 부채 리스크를 엿볼 수 있는 단면이라는 점에서 글로벌 경기 둔화 시 리스크 요인으로 재차 부각될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당부했다.

지난 21~22일(미국 시간)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중립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노동길 연구원은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중국 크레딧 이슈가 미국 내 영향이 없을 것으로 언급한 점도 투자심리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며 “지난 2013년 테이퍼 텐트럼과 2015년 금융위기 이후 첫 금리인상 당시 신흥국 금융시장의 변동성 확대가 미국에도 상당히 영향을 미쳤지만 현재는 신흥국의 대미 수출이 급증한 상황이고, 미국 단기 금융 시장은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노 연구원은 “연준은 금융시장의 불안감을 최소화하려고 노력했다고 본다”며 “연준은 고용 지표의 완연한 개선이 확인되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델타변이에 따른 병목 현상 개선을 확인한 후 자신감을 피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미국 정치권의 불확실성은 지속될 것”이라며 “하원에서 채무 상한을 연말까지 유예하는 법안을 승인했지만, 상원에서 60표 이상을 얻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점에서 부채한도증액 협상 관련 이슈는 다음달에도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내년 예산안을 모두 민주당 단독으로 처리할 경우 여론이 악화되고 및 정치권이 마비되는 현상 등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향후 재정 확대안 축소 등과 연결된 부채한도 협상안 통과 등을 생각해 볼 수 있다”며 “이 경우 주식시장에 미치는 효과는 중립적”이라고 판단했다.

이은혜 기자 chesed71@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