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13 공개에도 수혜株 ‘휘청’…왜?

이은혜 기자
입력일 2021-09-15 13:34 수정일 2021-09-15 13:35 발행일 2021-09-15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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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이 14일(미국 시간) 공개한 아이폰13 시리즈 (사진=애플)

애플의 ‘아이폰13’ 시리즈 출시에도 시장은 부정적인 반응이다. 전작인 ‘아이폰12’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아이폰12가 역대급 흥행에 성공한 만큼 강한 수요를 기대하기 어려워보인다는 이유다. 반면, 신작의 저장용량이 증가한 것에 비해 가격이 낮아진데다 아직 5G 침투율이 낮기 때문에 우려보단 양호하겠단 전망도 나온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30분 현재 전자부품 제조 기업 LG이노텍은 전 거래일 대비 1만1000원(-4.84%) 하락한 21만6500원에 거래 중이다. 같은 시각 IT 부품인 배선판(FPCB) 전문 기업 비에이치는 1000원(-4.84%) 하락한 1만9650원에, 2차전지 보호회로 제품을 주력으로 하는 아이티엠반도체는 1450원(-3.12%) 하락한 4만4950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들은 모두 애플에 부품을 납품하는 기업으로 국내 상장사 중 대표적인 아이폰 수혜기업으로 꼽힌다.

이들은 14일(미국 시간) 애플이 아이폰13 시리즈를 공개한 이후 하락 중이다. 아이폰13은 전작과 마찬가지로 기본모델인 ‘아이폰13(6.1인치·출고가 799달러)’를 비롯해 ‘아이폰13 미니(5.4인치·699달러)’, ‘아이폰13 프로(6.1인치·999달러)’, ‘아이폰13 프로 맥스(6.7인치·1099달러)’ 등 4가지 모델로 구성됐다. 디자인은 전작과 큰 차이가 없는 가운데 전면부의 노치(상단 테두리)가 약 20% 줄어들었다. 배터리 용량이 늘었고 소프트웨어가 개선되면서 배터리 지속 기간은 전작 대비 미니와 프로는 1.5시간, 기본과 프로, 맥스 모델은 2.5시간 늘었다. 오는 17일 사전 주문을 시작해 24일 공식 출시된다.

KB증권은 아이폰13이 전작인 아이폰12보다는 부진한 판매를 기록할 것으로 봤다. 김동원 연구원은 “아이폰13의 출시 후 6개월간 출하량은 전작 대비 10% 감소한 9000만대 수준으로 추정된다”며 “전작은 디자인 쇄신, 5G 이동통신 지원, 모델 다변화 등으로 많은 교체 수요를 흡수한 바 있으며 그만큼 이번 시리즈의 대기 수요가 감소한 것으로 보이고, 일반적인 스마트폰 교체 주기는 2~3년이라는 점도 전작만큼 강한 수요를 기대하기 어려운 이유”라고 진단했다.

김 연구원은 “또, 아이폰13은 디자인과 출고가 등 전작보다 체감되는 변화가 적다”며 “동일한 형태의 디자인을 계승했고, 제품 사이즈가 같으며, 출고가도 같은 가운데 신작의 출시로 전작의 출고가가 100달러 인하됨에 따라 아이폰12 판매 호조에 따른 ‘카니발 현상(Cannibalization·기업의 제 살 깎아먹기)’이 우려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다만, 중국과 미국의 점유율이 올랐고 주요 경쟁자인 삼성전자의 S시리즈의 판매가 부진한데다 노트 시리즈가 단종됐고, 폴더블폰은 아직 절대적인 수량이 부족해 애플의 영업환경은 여전히 긍정적”이라며 “LG이노텍과 아이티엠반도체, 비에이치에 대한 긍정적인 시각을 유지한다”고 덧붙였다.

NH투자증권은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이규하 연구원은 “혁신적인 제품 스펙 상향은 없지만 증가한 저장용량 대비 가격은 낮아졌고, 5G 침투율도 아직 낮아 우려보다는 양호한 판매고를 올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 연구원은 “특히 LG이노텍의 경우 경쟁사가 베트남 공장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생산 차질이 발생하고 있어 가장 큰 수혜를 입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은혜 기자 chesed71@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