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2050 탄소중립 위해선 원자력 발전 활용해야…선진국도 원자력 중용”

한장희 기자
입력일 2021-05-27 11:11 수정일 2021-05-27 14:11 발행일 2021-05-28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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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경제인연합회는 27일 우리나라의 탄소중립 애로사항을 분석하고, 탄소중립을 위해서는 미국, 영국 등 선진국처럼 소형모듈원자로(SMR) 등 원자력 발전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래프는 주요 국가 탄소중립 달성기간을 그래프로 나타낸 것. (자료제공=전국경제인연합회)

한국 정부가 목표로 하는 2050 탄소중립을 위해서는 원자력 발전을 탄소중립 정책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27일 우리나라의 탄소중립 애로사항을 분석하고, 탄소중립을 위해서는 미국, 영국 등 선진국처럼 소형모듈원자로(SMR) 등 원자력 발전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소형모듈원자로는 증기발생기, 냉각재 펌프, 가압기 등 주요 기기를 하나의 용기에 일체화한 전기출력 300MWe 안팎의 소형원자로. 공장 제작, 현장 조립이 가능해서 차세대 원자력 발전으로 부각되고 있다.

전경련은 탄소중립 달성기간이 짧아 단기간에 가파른 감축의 부담이 따르는 등 어려움 상존한다고 진단했다. 이 때문에 주요 선진국들은 온실가스 감축을 장기간에 걸쳐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영국과 프랑스는 1990년부터 2050년까지 60년에 걸쳐 탄소중립을 추진하고 있고, 독일은 1990년부터 2045년까지 55년 동안 탄소중립을 향해 가고 있다.

미국은 2007년부터 2050년까지 43년을 소요기간으로 계획하고 있고, 일본은 2013년부터 2050년까지 37년에 걸쳐 탄소중립을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반면, 우리나라는 2018년을 기준으로 2050년까지 32년간 탄소중립을 달성할 계획이라 달성기간이 선진국에 비해 짧은 실정이다.

우리나라는 2030년까지의 중기 감축목표(2017년 대비 24.4% 감축)를 UN기후변화사무국에 제출했지만, 미흡하는 판정을 받았다. 이에 따라 올해 내에 2030년 중기 감축목표가 상향 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전경련은 “주요 선진국에 비해 짧은 달성기간과 2030 중기 감축목표 상향조정으로 인해 가파른 온실가스 감축이 불가피해서 경제적인 부담이 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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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경제인연합회는 27일 우리나라의 탄소중립 애로사항을 분석하고, 탄소중립을 위해서는 미국, 영국 등 선진국처럼 소형모듈원자로(SMR) 등 원자력 발전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래프는 국민총생산(GDP) 중 제조업이 차지하는 비중과 신재생 에너지 발전 비중. (자료제공=전국경제인연합회)

전경련은 고탄소배출 산업구조와 신재생발전 확대 한계도 탄소중립의 걸림돌이라고 진단했다.

석유화학, 정유, 철강 등 에너지집약형 고탄소배출 제조업이 주도하고 있는 우리나라 산업구조도 탄소중립의 주요 애로사항이다. 2018년 기준 국민총생산(GDP) 중 제조업의 부가가치가 차지하는 비중은 우리나라가 26.6%로 영국(8.8%), 프랑스(9.9%), 미국(11.3%) 등 선진국에 비해 훨씬 높은 수준이다. GDP 대비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의미하는 탄소집약도(kg/달러)도 2017년∼2019년 평균 0.33으로 프랑스(0.11), 영국(0.12), 독일(0.17) 등 선진국에 높은 수준이다.

석탄발전을 신재생발전으로 대체하기에도 한계가 있다. 지난해 우리나라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은 7.2%로 독일(46.7%), 영국(44.9%) 등 주요 선진국에 비해 극히 낮은 수준이다. 자연조건 등의 이유로 재생에너지 발전 잠재량도 한계가 있다. 재생에너지가 전체 발전에서 80%의 비중을 차지하기 위해서는 335GW의 설비용량이 필요하지만 실제 활용 가능한 재생에너지 입지 잠재량은 최대 207GW 수준이라는 조사결과도 있다.

이러한 어려움을 극복하고 탄소중립을 위해서는 원자력 발전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는 게 전경련의 주장이다. 주요국들도 탄소중립을 위해 원전 수명 연장과 소형모듈원전 투자 등 원자력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고도 했다.

이에 대한 사례로 미국의 경우 조 바이든 대통령이 공약을 통해 원전을 청정에너지 전환을 위한 수단으로 활용할 계획을 밝히면서, 소형모듈 원자로에 대한 대규모 투자계획을 발표했고, 기존 운영 중인 원전의 수명도 연장하고 있다.

중국도 지난달 발표한 제14차 5개년 계획에서 2025년까지 원자로 20기를 신규 건설하겠다는 내용을 담았다. 영국도 원자력 발전이 탄소중립에 기여한다고 인정하고 소형모듈원자로 건설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프랑스도 원자력 발전을 미래 국가 전력공급의 핵심으로 인정하고 관련 투자계획을 발표했으며, 일본도 안정성이 확인된 원자력발전을 탄소중립 정책에 활용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주요 선진국들은 원자력 발전을 활용하지 않을 경우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어렵다는 현실적인 인식을 바탕으로 원자력 정책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경련을 해석했다.

선진국들의 이러한 원자력 발전 정책은 완공된 원전의 운영 허가를 연기하고, 신규 원전 건설 승인도 연기하고 있는 우리나라 원자력 정책과 대비된다.

전경련 유환익 기업정책실장은 “신재생에너지 발전 한계 등으로 인해 산업계에 대한 온실가스 감축 압력이 증가하면서 산업경쟁력이 약화될 수가 있다”면서 “2030 감축목표 설정시 급격한 탄소감축을 지양하고, 탄소저감 시설 투자에 대한 세제지원을 강화하는 한편, 소형모듈원전(SMR) 등 원자력 발전을 적극 활용하는 등 합리적인 탄소중립 정책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한장희 기자 mr.han777@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