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장들 기업으로 콜센터로… 팔 걷어부친 현장경영

박성민 기자
입력일 2021-04-15 15:30 수정일 2021-05-06 15:07 발행일 2021-04-16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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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문규 수은장
방문규 수출입은행장(사진 왼쪽)이 14일 오후 경기도 이천시에 있는 반도체 소재기업 디에스테크노를 방문했다(사진제공=수출입은행)

금융권 수장들이 현장경영 활동에 두 팔을 걷어 붙이고 나섰다.

올 들어 코로나19 후유증이 여전한 가운데 최고경영자들이 회사 안팎의 현장소통경영에 적극 나서는 모양새다. 취임식 대신 영업현장 격려방문에 나서는가 하면 기업 고객들의 금융 서비스를 위해 직접 애로사항 경청에 나서는 등 동반 지속성장을 위해 경쟁적으로 고삐를 죄고 있다.

방문규 수출입은행장은 지난 14일 국가전략산업인 반도체 산업 분야에 대한 금융지원과 소통 강화를 위해 경기도 이천에 소재한 반도체 특수소재 부품 생산 전문기업 디에스테크노를 방문했다. 글로벌 반도체 대전이 격화되고 있는 시기에 관련기업의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상생방안을 모색하겠다는 취지에서다.

방 은행장은 이 자리에서 “국가 전략산업인 반도체 산업 육성을 위해 관련기업이 필요로 하는 연구개발(R&D), 시설투자자금, 수출에 필요한 운영자금 등 기업이 필요한 자금이 제때 원활히 지원될 수 있도록 수은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안학준 디에스테크노 대표이사는 “제품 경쟁력 강화 및 생산능력 확대를 위한 지속적 기술개발 및 설비투자를 하기 위해선 수은의 적극적인 금융지원이 필요하다”고 현장의 고충을 전달했다.

방 은행장은 앞서 3월에도 전남 여수 소재 2차전지 소재 생산기업인 재원산업을 방문, 한국판 뉴딜산업 현장을 찾아 수출경쟁력 강화를 위한 적극적인 금융지원을 약속했다. 수은은 중소·중견기업의 수출경쟁력 강화와 해외시장 진출을 지원하기 위해 대출·보증·투자 등 전방위 금융프로그램을 활용할 방침이다.

윤종원 IBK기업은행장은 지난 13일 기술력 있는 혁신기업들의 지원방안에 대한 현장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거래 중소기업 에스에이티와 숨비를 방문했다. 앞서 2월 기자간담회에서 코로나19에 따른 피해 중소기업 지원에 역량을 집중해야 할 시기라고 강조한 후 직접 현장을 찾은 것이다.

디스플레이 메이커인 에스에이티는 2차전지 소재 개발을 위해 지난해 기업은행에서 지식재산(IP) 담보대출을 지원 받아 소재개발에 성공해 현재 양산을 앞두고 있다. 숨비는 드론 관련 다수의 특허를 보유한 혁신 기업으로 2019년에 기업은행의 모험자본 투자를 받아 유인드론(PAV) 상용화를 위한 순수 국내 기술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기업은행 본연의 역할 대상기업들이다.

윤 행장은 “여신 구조와 금융지원 방식을 미래지향적으로 바꿔 혁신 기업의 성장을 뒷받침 하는데 노력할 것”이라며 “앞으로도 현장을 방문해 기업의 애로사항을 지속 청취할 것”이라고 거듭 약속했다.

송종욱 광주은행장은 이달 초 연임 첫 행보로 지역 중소기업 현장을 차례로 방문,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관심사를 나눴다. 송 행장은 “지역경제 피해를 최소화하고 지역의 중소기업·중서민에 대한 금융지원이 적기에 이뤄질 수 있도록 지역 대표은행 소임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해 현지 기업인들의 박수를 받았다.

우리은행
권광석 우리은행장은 지난 3월 연임 후 첫 행보로 경기도 오산 세교지구의 영업현장을 직접 방문했다(사진제공=우리은행)
조직 내부의 역량을 강화하려는 움직임도 활발하다. 권길주 하나카드 사장은 지난 14일 이사회를 통해 신임 사장으로 공식 선임되자 별도의 취임식을 생략하고 손님케어센터(콜센터)를 방문하는 것으로 첫 공식 일정을 수행했다.

권 사장은 “손님케어센터 직원들이 성심을 다해 손님을 응대해 주시길 부탁드린다”며 “업무를 수행하는데 불편함이 없도록 다양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본사 사무실을 방문해 직원들과 대면한 자리에서는 “신임 사장으로서 직원들의 업무 고충에 대해 열린 마음으로 받아들이고 개선하려 한다”며 “직원과 하나카드가 함께 성장하는 모멘텀을 만들어 가자”고 당부했다.

권광석 우리은행장은 지난달 25일 주주총회에서 연임이 결정 된 후 곧바로 우리금융디지털타워에서 근무 중인 마이데이터 개발진과 경기도 오산 세교지구의 영업현장을 직접 방문,직원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누며 격려했다.

김기환 KB손해보험 사장은 지난 1분기 동안 서울 및 수도권, 구미, 안동, 익산 등 총 23개 현장부서들을 방문해 현장의 소리를 직접 들었다. 본사 43개 부서의 실무급 직원들과 간담회 등을 통해 실무자들의 의견도 청취했다.

박성민 기자 smpark@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