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티브 시니어] 간병인 양성 한시가 급하다

김충수 명예기자
입력일 2021-04-08 15:17 수정일 2021-04-08 15:18 발행일 2021-04-09 13면
인쇄아이콘
<시니어 칼럼>
명예기자 김충수
김충수 명예기자

우리 가족 중 병원에 입원했을 때 병원비보다 간병인 비용이 문제다. 시간이 갈수록 노인인구가 늘어나고 진료비 증가율이 가장 높은 질병이 치매다.

치매가 걸린 당사자만큼 간병을 해야 하는 가족의 정신적 고통도 함께 동반하는게 현실이다.

치매 환자의 간병으로 인한 보호자의 경제활동 비율을 보면 보호자 100명중 78명이 직장을 그만두거나 근무시간을 줄인다는 조사결과도 있다.

치매 환자 1인당 연간 치매관리 비용이 2054만원 발생한다는 중앙치매센터의 발표를 본 적이 있다. 한국은 어느 의료 선진국보다 다양한 의료복지 정책이나 제도가 있지만 간병인과 간병비 문제는 아직도 제도적 미비 상태여서 가족이 간병을 하지 못할 경우 환자는 의료사각 지대에 놓이게 된다.

종합병원이나 준종합병원의 경우 개인 간병인은 하루 평균 10만원에서 12만원 정도의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간병인 업무는 일종의 3D 업종으로 인식돼 제대로 교육된 간병인을 구하기조차 어렵다. 중증 환자나 만성질환자가 대부분인 노인 요양병원인 경우 365일 24시간 항상 제대로 된 간병인이 있어야 한다.

요즘 대부분 요양병원 간병인은 중국 교포가 점령하다시피 한다. 용역 업체들의 파견근로 형태로, 기본적인 간병인 교육이나 의사소통마저 되지 않는 인력이 간병인으로 일하고 있는 것이다. 일부 요양병원은 환자의 인권이나 인간의 존엄성을 떠나 병원의 통제나 교육조차 불가능한 중국인 간병인이 환자를 학대하는 일까지 일어나기도 한다. 한국의 각 경로당 현실을 보면 평균 나이가 75세 이상이며 노령인구에 대한 부양과 의료복지 문제가 심각하게 대두되고 있다. 심각한 간병인 수급 문제에 대한 법적 제도 정비가 아주 절실한 시점인 것 같다. 현실적인 대안으로 전국 경로당에서 건강한 노인을 선발, 전문화된 간병인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체계적인 간병인 양성지원을 해줄 것을 제안한다.

초고령사회에 자식들은 집을 떠나 자신도 살기 바쁜 현실이다. 가족 중 한 사람만이라도 간병인 교육을 받고 싶지만 사설 요양보호사 교육하는 곳에서는 너무 교육비가 비싸 엄두가 나지 않는다.

정부나 보건당국이 경로당 어르신들이 실비로 간병인 교육을 받을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한다면 노인복지 제도의 새로운 전기가 될 것이다. 1만명 이상 필요하다고 추산되는 간병인 문제도 해결의 실마리가 풀릴 수 있을 것이다.

초고령사회 진입을 눈앞에 둔 요양병원 치매 환자들에게 좋은 의료 서비스가 제공하도록 법과 제도 정비가 이루어지길 기대한다.

김충수 명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