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티브 시니어] 인구 절벽, 대책이 필요하다

이무선 명예기자
입력일 2021-04-01 14:08 수정일 2021-04-01 14:11 발행일 2021-04-02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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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니어 칼럼]
이무선 기자
이무선 명예기자

2020년 출생아 27만명에 사망자 30만명. 한국에서 사상 최초로 전쟁이나 질병이 아닌 자연적인 이유로 인구가 줄었다. 예상보다 9년 앞섰다. 합계 출산율은 0.84명으로 OECD평균 1.6명의 절반 수준이다. 더 우려되는 것은 이번 수치에 코로나19 영향이 반영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지난해 혼인건수가 사상 최저인 21만건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금년 저출산은 불 보듯 뻔하다.

이렇게 인구가 줄어들면 나라가 쇠퇴할 수 밖에 없다. 저출산이 세계적 추세라고 해도 지난해 중국에서는 1000만명, 일본은 83만명의 아기가 태어났다. 실제 결혼의 급격한 감소는 인구의 자연 감소를 가속화 하고 있다. 1월 혼인은 1만 6280건으로 전년대비 17.9% 급감했다. 같은 달 기준으로 1997년(-22.9%) 이후 가장 큰 감소폭이다. 결혼 적령기 인구감소에 비혼을 원하는 분위기도 강해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해 갑자기 발생한 코로나19도 결혼 및 출산 계획에 영향을 주고 있다. 혼인건수는 2~3년뒤 출생아 수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앞으로 저출산이 더 심각해 질 수 있다.

우리나라 인구는 작년에 3만3000명 줄었다. 1970년에 101만명이던 출생아 수가 27만2000명까지 떨어진 탓이다. 그동안 높은 인구밀도로 인한 경쟁과 혼잡, 환경오염이 싫었던 사람은 인구축소 시대로의 진입이 “왜 나쁜 것이냐”고 반문할 수 있다. 물론 대부분의 사람은 인구 축소보다는 인구구조의 급속한 고령화가 문제라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런데 그 심각성을 모르는 사람도 많아 걱정스럽다.

15~64세 인구대비 65세 이상 인구의 비율로 측정되는 노인 부양비를 30년 간격으로 보면 1960년 5.3%, 1990년 7.4%, 2020년 21.7%로 급격히 높아졌다. 그런데 2050년 노인 부양비는 무려 77.6%, 2060년대 중반에는 100%를 넘을 전망이다. 유엔에 따르면 2050년 노인 부양비는 세계 평균 25.2%, 선진국은 46%로 전망돼 우리보다 훨씬 낮다. 한국은 생산인구가 큰 자산이던 나라에서 노인 인구가 큰 부담인 나라로 옮겨가고 있다. 출산율 저하와 고령인구 증가는 세계적이다. 문제는 복원력이 없다는 것이다. 자연은 스스로 치유능력이 있다. 그러나 대한민국의 인구감소는 자연 치유를 기대하기가 어렵다.

이제 가족 개념이 바뀌고 있다. 직계만 있고 방계가 없어진다. 이모, 삼촌, 조카가 없어진다. 자녀는 나홀로 큰다. 거기에는 배려나 협조라는 개념이 자라지 않는다. 그것이 사회현상으로 번지면 사회공동체가 골다공증에 걸린다. 공동(共同)사회가 공동(空洞)사회로 변하는 셈이다. 이것이 대한민국만의 문제가 아닌 인류의 문제가 된다면 인류의 종말은 문앞에 와 있는 것이다. 특단의 대책이 절실하다.

이무선 명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