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티브 시니어] "뽀송뽀송! 어르신 이불 빨래 해드려요"… 동작구 '나눔손 빨래방' 눈길

이원옥 명예기자
입력일 2021-03-11 14:55 수정일 2021-03-11 14:57 발행일 2021-03-12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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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몸 어르신 등 부피 큰 빨랫감 무료 수거 후 세탁·배달까지
지역 자활사업과 연계 운영, 저소득계층 일자리도 제공
이원옥기자
동작구가 운영하는 빨래방에서 자활노동자들이 세탁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동작구)

서울 동작구는 2015년부터 취약계층을 위한 ‘나눔손 뽀송뽀송 빨래방’을 운영하고 있다.

이 빨래방은 몸이 불편한 홀몸노인과 중증장애인의 빨랫감을 무료로 수거해 세탁, 배달까지 해준다.

나눔손 뽀송뽀송 빨래방을 위탁 운영하는 본동종합사회복지관의 김호진 사회복지사는 “빨래방은 주거 공간이 좁아 세탁기를 들여놓지 못한 주민이나 이불 등 부피가 큰 빨랫감을 세탁하기 힘든 이들에게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나눔손 뽀송뽀송 빨래방은 50㎏짜리 대형 세탁기 1대와 건조기 1대, 25㎏짜리 건조기 1대를 갖추고 있다. 여기에 신발 건조기와 장난감 건조기까지 있다. 이 빨래방은 2018년까지 이불뿐만 아니라 의류나 신발, 장난감 등도 세탁했다. 하지만 지금은 의류, 신발이나 장난감 세탁은 안 한다. 김 사회복지사는 의류 세탁을 하려면 소재에 따라서 세탁법을 달리해야 하는데, 전문 세탁소가 아니다보니 모든 세탁물을 세탁하기가 어렵다고 했다. 김 사회복지사는 “의류는 세탁하면서 손상될 위험이 크기 때문에 꼭 필요한 경우 아니면 취급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동작구는 나눔손 뽀송뽀송 빨래방을 지역 자활사업과 연계해 운영한다. 자활근로사업은 수급자나 저소득계층에 근로 기회를 제공해 자립할 수 있도록 돕는 사업으로 이곳에서 일하는 노동자는 모두 ‘자활노동자’이다. 구의 추천을 받아 일하는 자활노동자들은 빨랫감을 수거·배달하는 일과 거동이 불편한 주민들의 안전을 점검하는 일 등을 맡아 한다.

이곳 빨래방은 정원이 6명이지만 현재 4명이 근무한다. 김 사회복지사는 지난해 코로나19로 거리두기 단계가 높아져 휴관도 했고, 이외 여러 요인이 맞물려 정원이 다 찬 적이 없다고 했다. 김 사회복지사는 “앞으로 2명을 더 충원할 계획으로 동작구에 인력 추천을 요청하고 기다리는 중”이라고 했다.

나눔손 뽀송뽀송 빨래방은 지난해 824가구를 직접 방문해 무료 빨래 서비스를 제공했다. 빨래방 직원들은 매주 동작구 관내를 돌면서 빨랫감을 수거해 온다. 김 사회복지사는 “일주일에 평균 빨랫감 수거 건수는 25~30건 정도 되는데, 가구당 빨랫감은 2~3개 정도”라며 “어르신 만족도가 더 높아져 매월 신규 이용자가 2~3명씩 꾸준히 늘어난다”고 했다.

주민 권아무개(72)씨는 나눔손 뽀송뽀송 빨래방 근처에서 3년째 살면서 세탁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권씨는 “보통 2주에 한 번 꼴로 세탁 도움을 받고 있다”며 “주로 이불과 요, 방석 등 직접 세탁하기 힘든 빨랫감을 맡긴다”고 했다.

이곳에서 5년째 일하고 있는 강아무개(44)씨는 일보다는 홀몸노인이 한 명씩 모습이 보이지 않을 때 가슴 아프고 마음이 씁쓸해진다고 했다. 강씨는 “빨래 서비스를 하다보면 1년에 두세 분씩 꼭 돌아가시거나 요양원으로 가시거나 해서 슬퍼질 때가 있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이원옥 명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