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티브 시니어] 금천구 '호암늘솔길', 솔향기 맡으며 천년고찰까지 '자박자박'

한경헌 명예기자
입력일 2021-02-18 15:20 수정일 2021-02-18 15:22 발행일 2021-02-19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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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니어 탐방> 서울 금천구 '호암늘솔길'
호암산늘솔길
서울둘레길 5구간 중간에 서있는 호암늘솔길 안내표지판.

서울 금천구에는 아주 색다른 길이 조성되어 있다. 서울둘레길 5구간에 있는 ‘호암늘솔길’이 바로 그곳이다. 우리들이 평소에 걷는 곳은 도시의 아스팔트 길이 대부분이지만 이곳은 숲속의 흙을 밟으며 걷게 되는데, 숨이 가쁘지도 않고 그렇다고 지루하지도 않은 특별한 길이다.

호암늘솔길은 산길위에 인공으로 다시 길을 만든 곳으로 길 이름은 시민의 응모로 선정되었다.

서울둘레길 5구간 가운데 있는 호암산 폭포에서 잣나무 삼림욕장을 지나 1000년 고찰인 호압사 입구까지 총 1㎞에 걸쳐 길이 조성되어있다, 이곳은 보행 약자를 포함하여 누구나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목재를 이용해 나무다리길을 만들었다. 길을 가다보면 주위에 금천구의 명소가 많이 있으므로 이 길을 산책한 후 시간이 남으면 명소를 찾아보는 것도 재미있는 일이다.

호암늘솔길을 끝까지 걸어가면 조선 태종 7년에 창건하고 헌종 7년에 중창된 오랜 사찰 호압사가 모습을 드러낸다. 절 인근 삼성산이 호랑이의 형국을 띠어 당시 한양과 과천에 호환이 많다는 점술사들의 말에 따라 호랑이 기운을 누르기위해 절을 지었다고 한다.

호압사를 내려다보는 호암산 정상 근처에는 국가지정 사적 제343 호인 ‘한우물’과 ‘제2 우물터’가 있다. 한우물은 호암산 정상 해발 315m에 있으며 통일 신라 때 축조되어 가뭄 때는 기우제를 지내고 전시에는 군용으로 물을 사용하던 곳이었다. 한우물 동북방에는 석구상이 있으며 이곳으로 산을 타고 안양유원지 방면으로 내려오면 좋은 풍광을 만날 수 있다.

호압사 샘물로 목을 축인후 다시 안양쪽으로 방향을 잡고 석수역까지 3.7㎞ 둘레길 구간을 1시간에 걸쳐 느긋하게 걷다보면 코로나 블루를 훌훌 떨칠 수 있다. 군데군데 만들어진 약수터와 운동시설은 코로나19 탓에 지금은 이용하기 힘들어 아쉬운 감이 있다. 하지만 시니어들에게 걷는 것만큼 건강에 좋은 게 없다고 의사들은 조언한다. ‘걸생누사(걸으면 살고 누우면 죽는다)’. 시니어들이라면 새겨 들어야할 말이 아닐 수 없다.

한경헌 명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