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티브 시니어] 갈 곳 없는 노인들 건강제품 체험장으로… 코로나 경고등

임병량 명예기자
입력일 2021-02-04 14:54 수정일 2021-02-04 14:56 발행일 2021-02-05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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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료체험장 노인들로 '북적', 거리두기 쉽지않아 감염 우려
무료체험실=임병량기자
노인건강상품 무료체험실을 찾은 어르신들이 판매사 관계자의 상품설명을 듣고 있다.

지난달 28일 오전 10시 경기도 군포시 중심상가 한 빌딩 5층 무료체험실에는 7080 세대 노인 30여명이 건강 이야기를 듣고 있었다.

코로나19 대응으로 발열 체크, 이름과 전화번호는 기록했지만 사회적 거리두기는 지켜지지 않았다. 일정 시간이 되면 대기자들과 자리바꿈이 이뤄진다.

영업은 평일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다.

강사는 당뇨, 고혈압 등 만성질환을 앓은 어르신들의 마음을 움직였다. 의자엔 엉덩이가 따뜻하도록 온열 장치가 부착돼 앉아있기에 부담이 없다. 안내장에는 개인용 전위발생기가 혈액순환에 도움이 된다는 내용 일색으로 판매가 목적이다. 강의가 끝나면 처음 나온 사람은 설탕을 선물로 받고, 참석자는 생필품을 저렴한 가격으로 살 수 있다.

이날 무료체험장을 찾은 70대 어르신은 “요즘 갈 데 없는 노인들이 이곳에 오면 따뜻한 시간을 보낼 수 있고, 건강 이야기도 들으니 일거양득입니다. 2000원만 있으면 매일 새로운 생필품을 저렴한 가격으로 살 수가 있어요. 아는 사람 데려오면 상품권도 줍니다. 오늘은 친구를 데리고 왔습니다”라고 말했다.

요즘 신규 확진자가 다시 증가하는 추세다. 정부 당국은 긴장 상태로 수도권 2.5단계를 예의주시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렇게 사람을 모집해 노인대상 영업에 열을 올리는 집단이 있으니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모든 집합 활동이 축소되거나 취소됐지만, 여기는 마치 딴 세상 같다. 말도 안 된 가격에 현혹된 어르신들은 줄을 서서 물품 사느라고 거리두기가 순식간에 무너졌다.

“당국은 이런 위험지대를 무시하고 허가를 해주지 않았을 것입니다. 허가받을 때는 모든 것을 준수하겠다고 했지만, 사람들이 늘어나니 거리두기를 지킬 수 없는 상황이지요. 당국의 철저한 단속이 필요합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증가세인데, 큰일이지요. 노인들은 강의 내용보다 끝날 때 설탕과 만두 한 팩 타가는 것에만 관심이 있습니다”라고 70대 참석자가 말했다.

임병량 명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