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아이돌 연습생, 인성 보고 뽑는 시대

조은별 기자
입력일 2019-05-13 14:50 수정일 2019-05-13 14:52 발행일 2019-05-14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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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은별 문화부 차장

철없던 시절의 치기일까. 교육의 부재일까. 스타를 키우는 연예기획사들은 요즘 연습생들을 뽑을 때 ‘인성’을 가장 먼저 본다고 한다. ‘버닝썬’ 사태로 드러난 톱스타들의 도덕성 해이, 잇달아 불거진 오디션 프로그램 출연자들의 과거 인성 논란이 사회적으로 논란을 빚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에도 Mnet ‘프로듀스X101’에서 주목받은 JYP 엔터테인먼트(이하 JYP) 소속 연습생 윤서빈의 과거 행적에 대한 글과 사진이 온라인상에 공개돼 비난과 하차 여론이 빗발쳤다. 결국 JYP는 윤서빈을 방출하기에 이르렀고 프로그램에서도 하차했다.

일각에서는 JYP의 결정이 성급하다는 지적도 있다. 연습생은 빠르면 초등학교 고학년, 늦어도 중·고교 시절부터 데뷔의 꿈을 키우며 연예기획사를 학교처럼 다닌다. 수년간 혹독한 트레이닝을 거쳐 이제 겨우 데뷔 문턱을 넘으려는 이들을 무조건 내치기보다 반성과 사과의 기회를 줘야 한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하지만 연예기획사 입장에서 연습생은 비용과 시간을 들여 투자한 ‘콘텐츠’의 일부다. 그러다 보니 부정적 변수를 위협하는 ‘연습생의 과거’는 싹을 도려내야 한다는 게 최근의 흐름이다. 과거가 드러나지 않더라도 현재 행실이 부적절할 경우 데뷔의 기회를 얻지 못할 수 있다. 한 대형 연예기획사 관계자는 “끼와 재능이 넘치지만 행실이 부적절한 연습생과 성실하고 올곧은 성품을 지녔지만 끼는 다소 부족한 연습생 중 누구를 먼저 데뷔시켜야 할지 고민 중”이라고 토로했다. 예전 같으면 눈앞의 이익을 쫓아 전자를 데뷔시키겠지만 케이팝 스타들의 인성 논란이 사회적 문제, 나아가 국제적인 망신으로 대두되면서 기획사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고 한다. 이제 케이팝 스타를 꿈꾼다면 과거사 정리가 필수다.

조은별 문화부 차장 mulgae@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