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 최대어’ 양의지 어디로? … 롯데·넥센 포기의사 불구 몸값 천정부지

김민준 기자
입력일 2018-11-26 17:17 수정일 2018-11-26 17:22 발행일 2018-11-26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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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의지, '동점이다'<YONHAP NO-6474>
지난 12일 한국시리즈 6차전에서 두산 양의지가 6회말 1사 2,3루에서 2타점 적시타를 치고 환호하고 있다. (연합)

올 시즌 FA(자유계약) 최대어로 자타가 인정하는 양의지(31)의 거취가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타율과 타점, 홈런 등 공격 부문 경쟁력은 물론 수비까지 완벽해 현 소속 구단인 두산을 포함해 대부분의 구단이 탐낼 만한 선수지만, 그렇기에 더더욱 선뜻 거취가 정해지지 못하고 있다. 팬들은 서로 자기 구단으로 데려오라며 아우성이다.

양의지는 올해 정규시즌에서 0.358의 타율로 김현수에 이어 2위에 올랐다. 홈런도 23개나 쳐냈다. 어기에 도루 저지율은 0.378로 전 구단 포수 중 1위다. 투수 리드 역시 리그 최고로 평가받는다. 데려가기만 하면 그 팀은 확실한 4강 후보로 평가받을 정도로 공수가 완벽한 검증된 선수다.

현재까지 공식적으로 양의지 영입 포기 의사를 밝힌 구단은 롯데 자이언츠가 유일하다.

롯데 자이언츠의 새 감독으로 26일 공식 취임한 양상문(57) 감독은 이날 양의지 영입과 관련한 질문을 받고는 “팀 내 젊은 포수들의 성장을 지켜보겠다”는 말로 사실상 영입 거부 의사를 밝혔다. 양 감독은 “밖에서 보기에 부족할 수도 있겠지만, 젊은 포수들을 육성해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현재 분위기로는 넥센 히어로즈도 양의지 영입전에서 한발 물러나 있는 것으로 보인다. 양의지가 현역 최고의 포수이긴 하지만 팀 안팎의 사정이 녹록치 않다.

지금까지 FA 영입은 2012년 이택근이 처음이자 마지막일 만큼 FA 시장에서 지갑을 열지 않았던데다 넥센을 인수한 키움금융그룹도 거액을 투자할 만큼 여력이 많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고형욱 단장도 “FA 시장에서 넥센은 기본적인 루틴과 틀이 있다. 올해도 그것을 깨지는 않을 것”이라며 사실상 포기 의사를 밝혔다.

최근 몇 년 동안 ‘FA 큰 손’이었던 KIA 타이거즈도 올해는 조용히 넘어갈 것으로 보인다. KIA는 내년 시즌은 FA 영입 보다 내부 육성 및 발굴 쪽을 선택할 것이란 입장이다. 2군 육성 시스템을 정비해 젊은 선수들을 키워 쓰겠다는 것이다.

양의지는 지난 22일 두산 베어스와 처음 자리를 했다. 이 자리에서 구체적인 얘기가 어가진 않았으나 두산은 일단 양의지와 계약 의지를 있음을 분명히 한 것으로 전해졌다. 양의지를 잡기 위해 두산이 얼마나 ‘돈질’을 할 것인지도 아직은 베일에 가려 있다.

역대 한국 프로야구에서 포수 FA 최고액은 롯데에서 삼성으로 지난해 11월 이적한 강민호다. 당시 삼성은 강민호에게 4년 80억원이라는 거금을 쏟아 부었다. 양의지가 그 때의 강민호에 비해 더 나은 실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만큼, 양의지가 이번에 포수 FA 최고액을 경신할 가능성은 매우 높아 보인다.

대부분 구단들도 양의지의 가치를 80억원 이상으로 보는 분위기다. 문제는 몇 년에 그 만큼의 액수를 보장해 줄 것인가 하는 점이다. 양의지는 이제 30대를 갓 넘었을 만큼 나이나 체력적인 면에서 매력적이다. 그리고 영입 포기를 시사한 구단들 조차도 공수를 완비한 포수가 절실한 상황이라 언제 방침을 바꿀 지 모를 일이다.

양의지가 단기 계약을 원할 지, 다년 계약을 원할 지도 변수다. 통상 계약기간이 길어질 수록 연봉 액수가 커진다는 점을 고려하면, 계약기간 5년 이상일 경우 100억원에 가까운 금액이 제시될 수 있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김민준 기자 sports@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