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최저임금 쑥대밭' 韓, 日을 보라

채현주 기자
입력일 2018-08-08 15:21 수정일 2018-08-08 15:21 발행일 2018-08-09 19면
인쇄아이콘
000000000011
채현주 금융증권부 기자

“최저임금이 큰 폭으로 인상되는 것에 놀랐습니다. 지역마다 물가 차이가 있을텐데, 향후 좀 무리가 되지 않을까 우려됩니다.” 

최근 만난 한 일본 기업인은 10.9%(820원) 인상으로 결정된 내년도 최저임금안 발표를 굉장히 놀라워했다. 일본의 인상안과 비교해 너무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일본은 올해 최저임금을 약 3.1%(26엔) 올렸다. 이는 2002년 지금의 산정방식을 도입한 이후 최대 상승률이지만 한국의 올해 인상폭 16.4%(1060원)과 비교하면 4분의 1 수준이다.

일본도 올해 인상안을 결정하기까지 진통을 겪었다. 편의점 등 중소업체의 부담 가중을 우려해 불과 ‘1엔(10원)’을 놓고 10시간 이상 마라톤 회의를 벌이는 모습은 무척 인상적이었다.

지난 14일 최저임금 심의과정에서 사용자측 전원 불참에도 최종의결을 강행한 한국과는 너무 대조적이다. 그 결과 한국은 2년 만에 29.1%(8350원)의 파격적인 인상안을 내놓았다. 한국의 주휴(週休) 수당 등을 합치면 일본을 능가하는 수준이다.

그렇게 뚝딱 내놓은 결과에 소상공인들의 반발이 심상치않자, 놀란 정부는 부랴부랴 후속대책들을 내놓았다. 신용카드 수수료 인하 등 본질을 벗어난 재탕식 처방들이었다.

졸지에 최저임금 역풍을 맞은 카드사들은 “정부가 정책의 부작용을 민간 기업을 이용해 쉽게 해결하려 한다”며 “카드사 형편도 바닥을 드러낼 위기”라고 하소연한다.

정부의 무리한 최저임금 인상 등의 포퓰리즘 정책은 어려운 사람을 더 괴롭히는 부작용을 나을 수 있다. 1엔에 고심하는 일본을 보면서 정부는 실질적인 보완책 마련이 얼마나 시급한지 되새겨 봐야 할 것 같다.

채현주 금융증권부 기자  1835@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