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뿔'난 日국민들에 '촛불 한류' 번졌다… 아베 지지율 20%대

채현주 기자
입력일 2018-04-16 12:08 수정일 2018-04-16 15:13 발행일 2018-04-17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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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학스캔들에 아베 내각 휘청…비지지율 52%
지난 14일 도쿄 국회의사당 앞에서 열린 아베 정권 퇴진 요구 시위 모습. 시위대 앞쪽에 차벽이 설치돼 있다. (EPA=연합)

자고 일어나면 터져나오는 아베 내각의 각종 의혹에 일본 국민들의 인내가 한계에 도달했다.

주말인 지난 14일 도쿄 국회의사당 앞에는 아베 정권 퇴진을 요구하는 3만 명의 대규모 시위가 열렸고, 저녁에는 일본에서 보기 드문 촛불 집회가 펼쳐졌다. 아베 내각 지지율도 역대 최저 수준인 20%대까지 추락했다.

16일 니혼TV계열 NNN방송이 지난 13일부터 15일까지 전국 유권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아베 내각의 지지율은 한달 전보다 3.6%포인트 감소한 26.7%로 나타났다. 2012년 2차 내각출범 이후 최저치를 기록한 수치다.

아베 내각은 사학스캔들, 자위대 공문 은폐 등의 끊임없는 논란에 휘말리며 최고 위기에 놓여있다. 지난달 초 사학재단 모리토모학원의 국유지 헐값 매각에 대한 재무성 문서조작 의혹과 지난해 존재하지 않다던 육상자위대 이라크 파견 부대 일일보고 문건을 은폐한 의혹, 그리고 아베 신조 일본 총리 친구의 가케학원 수의학부 신설 허가 관련 ‘총리 안건’이라는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들이 잇따라 제기돼 논란이 된고 있다

앞서 교도통신(14~15일)이 전날 공개한 여론조사에서도 아베 내각 지지율은 37%로 보름 만에 5.4%포인트나 떨어졌다. 특히 아베 총리를 지지율이 여성 응답자들 대상으로 한 결과에서 크게 떨어졌다. 통신 여론조사에서 아베 총리 지지율은 29.1%를 나타냈다.

이날 공개된 아사히신문(14~15일)의 여론조사에서의 아베 내각 지지율은 31%로 지난달 조사와 같은 결과가 나왔다. 반면 아베 내각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비율은 전달 대비 4%포인트 오른 52%로, 내각 출범 이후 가장 높았다. 또 응답자 66%가 아베 총리를 “신뢰 못한다”며 불신을 드러냈고, 59%가 “장기정권의 폐해를 느낀다”고 답했다. 각종 스캔들에 대한 아베 총리의 해명에 76%가 “납득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끊임없이 터지는 각종 스캔들로 곤경에 처한 아베 총리는 17~18일 미국을 방문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만나 분위기 반전을 노릴 생각이다. 아사히 조사에 따르면 아베 총리와 트럼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 대해서는 50%가 “기대한다”한다고 답했고 “기대하지 않는다”고 답한 응답자는 44%였다. 이에 이번 미일 정상회담 결과에 따라 아베 정권의 향방에 미치는 영향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저녁 촛불 집회에는 헌법 개정에 반대하는 ‘9조의 모임’ 발기인 중 한명이자 작가인 사와치 히사에 중심으로 수백 명이 모였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을 이끈 한국의 촛불 집회를 본뜬 것으로 알려졌다.

채현주 기자 chjbrg@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