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창동 대기자의 창업이야기] 정보공개서 읽은 후엔 현장검증 필수

강창동 기자
입력일 2017-11-15 07:00 수정일 2017-11-15 07:00 발행일 2017-11-15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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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창동유통전문대기자
강창동 유통전문 대기자·경제학박사

공정거래위원회가 관리하는 프랜차이즈 정보공개서는 가맹본부의 건강상태를 고스란히 알려주는 ‘건강검진표’나 다름없다. 하지만 정보공개서를 아예 무시하거나 해독법에 무지하다면 무용지물이다. 일부에서는 가맹본부가 정보공개서를 등록할 때 허위의 내용을 제출하더라도 당국의 검증절차를 거치지 않기 때문에 참고자료가 될 수 없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그러나 정보공개서의 내용이 현실과 부합하는지를 예비창업자가 검증할 수 있는 방법은 얼마든지 있다. 가맹사업법 제7조 제2항 규정에 따라 가맹본부는 창업희망자의 점포 예정지 인근 가맹점 10개의 리스트를 제공토록 돼 있고, 창업희망자는 이를 바탕으로 검증작업을 할 수 있다. 초보자들을 위해 실존하는 브랜드의 정보공개서를 한 장씩 넘겨가며 핵심내용을 짚어보기로 한다.

‘봉구스밥버거’는 독특한 영역의 패스트푸드 틈새시장을 개척해 단기간에 성공한 브랜드로 꼽힌다. 2013년 5월 법인으로 출발, 다음해인 2014년 말 전국 가맹점이 950개에 이를 정도로 공전의 히트를 쳤다. 2015년말 958개로 주춤하다가 2016년말 863개로 내려앉았다. 가맹계약기간이 1년으로 짧아 2016년에는 가맹점주들이 대거 이탈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런 추세는 올해도 이어질 전망이다. 가맹본부 대표의 오너 리스크가 겹쳤기 때문이다.

가맹점이 급증하는 바람에 가맹본부 재무상황은 괜찮아 보인다. 본사 매출액은 2014년 117억원에서 2015년 209억원, 2016년 234억원으로 늘어났다. 당기순익도 2014년 5억원에서 2016년 7억5000만원으로 증가했지만 2015년은 24억원이나 손실을 본 것으로 나타났다. 가맹점당 평균 연간 매출(2016년)은 1억2226만원으로 월 평균 매출로 환산하면 1018만원이다. 국내 외식 프랜차이즈 업계의 매출대비 순익비율이 20% 안팎에 몰려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점주는 200만원 안팎의 순익을 올릴 것으로 추정된다. 순익만큼이나 투자비도 저렴하다. 가맹비, 교육비, 인테리어비, 설비비 등 가맹점주 부담금이 4235만원(26㎡ 기준)이다. 여기에 점포임차비용을 합친 총 투자비는 신축상가라 하더라도 1억원 이하가 들 것으로 추산된다. 총투자비 대비 월 수익률이 2% 정도 되는 소자본창업 브랜드인 셈이다.

브랜드 파워를 자랑하는 크린토피아나 한솥도시락의 로열티 수준은 매출대비 1.5% 이하로 책정돼있다. 이 두 브랜드의 공통점은 가맹본부 설립 후 10년 가까이 본사가 적자를 면치 못했지만 업력 20년이 지나면서 확고한 1등 브랜드를 고수한다는 점이다. 브랜드파워에도 불구하고 로열티 수준이 매우 낮다는 점도 닮은 꼴이다. 이 두 브랜드는 프랜차이즈의 본질이 무엇인지를 웅변하고 있다. 단기간에 급성장한 브랜드(유행 아이템)에 마음이 끌리는 창업희망자라면 정보공개서를 펼쳐놓고 장수·우량 브랜드와 비교분석하는 작업을 빠뜨려선 안된다.

강창동 유통전문 대기자·경제학박사 cdkang1988@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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