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D, 도시바에 '입찰액 인상' 양보하나, 막판 변수

김지희 기자
입력일 2017-06-12 15:42 수정일 2017-06-12 15:42 발행일 2017-06-13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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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바메모리의 우선 인수협상대상 선정이 15일로 다가온 가운데 웨스턴디지털(WD)이 막판 뒤집기를 시도하고 있다.

12일 니혼게이자이신문 등 일본 현지언론에 따르면 도시바 인수전은 미국 브로드컴 진영과 일본 민관펀드인 산업혁신기구(INCJ)의 2파전이 될 것으로 전망이 유력하다.

미국 사모펀드인 실버레이크가 연합한 브로드컴 진영은 반독점 심사를 거치지 않아도 되고 입찰액 2.2조엔을 제시했다는 점이 강점이다.

일본 민관펀드인 산업혁신기구가 주도하는 미일연합은 SK하이닉스와 손잡은 미국계 사모펀드 베인캐피탈과 제휴를 맺어 인수 가능성이 급상승하고 있다. 일본 산업혁신기구, 미국 베인캐피탈, 한국 SK하이닉스가 참여해 자금력과 기술력에서 압도적이다.

WD는 산업혁신기구가 이끄는 ‘미·일연합’ 합류를 목표로 입찰 금액 인상 등의 내용이 포함된 제안서를 도시바에 전달하는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 미일연합이 제시한 인수가격 1조8000억엔에 WD가 추가로 참가해 도시바가 제시한 기준선인 2조엔 수준으로 입찰액을 늘릴 계획이다.

WD는 도시바메모리 인수 시점에 주식을 취득하지 않고 대신 회사채를 인수해 자금만 대는 양보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WD는 도시바의 주력 생산라인인 욧카이치 공장에 투자하면서 낸드 메모리 등을 안정적으로 공급받기로 하는 계약 관계를 맺어왔다. 이번 인수전에서 도시바메모리가 제3자에게 넘어갈 경우 협력관계가 깨지거나 약화할 수 있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한편 업계는 우선협상대상 선정이 지연될 가능성도 내놓고 있다. WD 변수가 아직 해소되지 않은 데다 인수전 참가업체들 사이에 이합집산이 끝나지 않고 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지희 기자 jen@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