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반도체 전쟁' 주도권 잡은 韓 삼성·SK

박종준 기자
입력일 2017-06-07 16:15 수정일 2017-06-07 16:59 발행일 2017-06-08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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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사옥-horz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연합)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업체들이 글로벌 ‘반도체 전쟁’에서 주도권을 잡아가고 있다.

7일 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에 따르면 1분기 전 세계 반도체 제조장비 출하액이 131억 달러로 전년동기 대비 58% 증가한 가운데 1위는 한국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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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반도체업계가 설비투자 확대로 세계시장 주도권을 강화하고 있다. 사진은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에서 품질검사를 하고 있는 연구원.(삼성전자 제공)

한국은 1분기 35억 3000만 달러의 반도체 장비를 구입해 대만(34억 8000만 달러), 중국(20억 1000만 달러) 등을 제쳤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각각 세계 최대 규모인 평택공장 건설 등에 15조 6000억원을 투자하고, 올해 사상 최대 7조원을 투자키로 하는 등 반도체 사업에 공을 들이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한국의 반도체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63.3% 증가한 79억 9000만 달러로 사상 최대치를 경신하며 전체 수출(482억 달러)을 이끌었다. 수출 효자 품목으로 부상한 차세대 저장장치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시장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선전은 고무적이다.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1분기 기업용 SSD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점유율 25%를 기록해 인텔에 이어 2위를 기록했고, SK하이닉스가 4위로 뒤를 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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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에 따르면 1분기 전 세계 반도체 제조장비 출하액이 131억 달러로 전년동기 대비 58% 증가한 가운데, 1위는 한국으로 나타나는 등 선전하고 있다. 사진은 SK하이닉스가 최근 출시한 LPDDR4X 규격 최대용량인 8GB 모바일 D램(사진제공=SK하이닉스)

가트너그룹 등 시장 조사 기관들은 올해 세계 반도체산업이 메모리 반도체 수요에 힘입어 10% 이상의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반도체가 4차산업혁명의 핵심인 인공지능(AI), IoT(사물인터넷) 등에 필수요소라는 점에서 당분간 시장 점유율이 높은 한국 반도체의 독주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점쳐진다. 소현철 신한투자 연구원은 “한국 메모리 반도체와 OLED 시장지배력이 강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중국의 ‘반도체 굴기(堀起)’가 한국 반도체 신화의 최대위협으로 작용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2025년까지 1조 위안(약 165조 원)을 투자해 자국산 반도체의 비율을 70%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을 수립해놓은 상태다. 정보기술(IT)업체인 애플과 구글이 인공지능 반도체 자체개발에 나설 것으로 알려져 한국 반도체 승승장구에 걸림돌로 등장할 가능성도 적지 않은 상황이다.

박종준 기자 jjp@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