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건설 쌍용건설, 좋은 주인을 만난 두 건설사의 도약

이기영 기자
입력일 2017-03-16 10:10 수정일 2017-03-17 09:24 발행일 2017-03-16 99면
인쇄아이콘
새로운 주인이라기보다 좋은 사업 파트너 관계
센트레빌 예가 등 명품 아파트 브랜드 부활 기대
김석준 쌍용건설 회장-6월 쿠르드 방문
현장경영으로 유명한 김석준 쌍용건설 회장의 해외 오지 건설현장 방문 장면. (사진 쌍용건설 제공)

지난해 2016년 건설사들의 주 수입원은 주택사업이었다. 플랜트 중심의 해외건설공사에서 대규모 적자가 발생한 것을 메워주면서도 영업이익을 낼 정도였다.

그러나 주택사업을 거의 하지 않으면서도 작년 흑자로 돌아선 동부건설과 쌍용건설은 두 회사 모두 회생절차(법정관리)를 겪은 후 성공적인 M&A를 통해 다시 일어선 건설사들이라는 점에서 비슷한 처지의 건설사들로부터 부러움을 사고 있다.

동부건설은 2016년 실적 발표에서 연결 기준으로 매출은 전년 대비 16.14% 줄어든 5855억 원에 그쳤으나 영업이익은 전년 356억 원 적자에서 161억 원 흑자로 돌아섰다. 매출이 줄어든 것은 회생절차 기간 동안의 공사수주 공백 기간이 있어 불가피했다.

쌍용건설 역시 같은 이유로 매출은 8500억 원으로 2015년 9566억 원에서 11% 줄었지만 2016년 3분기 기준으로 145억 원 영업이익을 내 전년 383억 원 영업적자에서 흑자로 돌아섰다. 연간으로도 흑자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에서는 두 회사 모두 건설사 중에서 가장 성공적인 M&A 사례라고 평가한다. 업계 관계자는 “M&A에서 채권단이 중요하게 고려하는 것이 매각 가격이지만 그보다 서로 상생의 관계를 형성할 수 있는 파트너 관계가 형성되는 지가 더욱 중요하다”고 말한다.

동부건설은 인수 주체의 하나인 한국토지신탁과의 협업에서 성공 사례를 내놨다. 지난 14일 동부건설이 대우건설과 함께 수주한 1조 4821억 원 규모의 부산 감만 1구역 도시정비사업은 한국토지신탁이 뉴스테이 사업자 자격으로 입찰에 함께 참여하여 수주하는 결과를 낸 것이다.

총 9777세대 가운데 조합원 분양아파트 3000세대 외의 6777세대는 한국토지신탁이 뉴스테이로 운영하게 된다. 총사업비 중 동부건설의 몫은 4446억 원으로 30%이고 대우건설이 70%인 1조 375억 원이다.

동부건설 관계자는 “앞으로도 한국토지신탁과 협력해서 추진 할 사업이 무궁무진하다”면서 “한국토지신탁이 추진하는 사업장 중에서 고급화 시킬 수 있는 프로젝트에는 동부건설의 아파트브랜드인 ‘센트레빌’을 붙이는 것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2007년부터 2014년 까지 7년간 8번의 입찰 끝에 주인을 찾은 쌍용건설의 부활 역시 인수자인 두바이투자청(ICD)과의 좋은 궁합을 통해 가능했다.

쌍용건설은 2007년 11월 매각을 시작으로 2012년 11월까지 6번의 매각 시도와 유찰을 거듭하는 가운데 자본잠식 사태까지 맞았었다. 급기야 2013년 2월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을 신청하고 그 해 말에는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에 들어 간 후 2015년 두바이투자청을 새 주인으로 맞았다.

두바이투자청은 자산규모 230조원(2015년 기준)의 세계적인 국부펀드로서 두바이 경제개발의 주체다. 쌍용건설은 2015년 3월 회생절차 졸업 후 두바이투자청 발주 공사를 본격적으로 수주하면서 해외건설 시장에서의 명성을 이어가게 되었다.

2015년 12월에는 두바이에서 12억 2000만 달러(1조 4500억 원) 규모의 고급 건축 프로젝트를 수주했고, 2016년 말에도 두바이에서 1억 7000만 달러(2000억 원) 규모의 데이라 해안지역 복합개발 건축공사를 수주했다.

좋은 파트너를 주인으로 만난 것 외에 두 회사 모두 공통점이 또 하나 있다. 회사가 어려움을 겪는 과정에서도 우수한 인재들이 회사를 떠나지 않고 그대로 남았다는 것이다. 다른 산업 보다 사람이 핵심자원인 건설업의 경우 인재의 역할은 가장 중요하다. 건설업은 여러 공종이 결합하는 과정을 어떻게 관리하느냐가 공사의 성패를 가르기 때문에 임직원 간의 협업문화가 바탕에 깔려있어야 한다.

쌍용건설 관계자는 “쌍용건설은 실제로 10년 간 어려움을 겪는 과정에서도 대부분의 임직원이 회사를 지켰다”면서 “김석준 회장을 중심으로 언젠가는 건설명가의 위상을 되찾겠다는 꿈을 버리지 않은 것이 오늘을 만든 것 같다”고 강조했다.

업계 관계자는 “동부건설이나 쌍용건설 임직원들은 검증된 인재들인 만큼, 회사가 어려워졌을 때 다른 건설사에서 스카웃해 가려는 많은 시도가 있었지만 대부분의 임직원들이 움직이지 않고 회사에 남았다”면서 “좋은 기업문화가 결국 회사를 살린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기영 기자 rekiyoung9271@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