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바100] 노동 없는 미래 생존코드는 창의성! '일의 미래, 무엇이 바뀌고 무엇이 오는가'

조은별 기자
입력일 2017-03-17 07:00 수정일 2017-03-17 12:13 발행일 2017-03-17 12면
인쇄아이콘
한국 일자리 변화 대비할 `로드맵`
Untitled-4

“5년 뒤 지금의 일을 계속 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 자신있게 “YES”라고 답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전세계적으로 ‘평생직장’의 개념이 희박해지고 있는 시대다. 

한국의 일자리 구조 변화는 한층 다이내믹하다. 저성장, 인구 마이너스, 기술 빅뱅, 로봇화와 인공지능 등과 맞물려 일자리 대체가 급격하게 진행 중이다. 지난달 집계된 청년실업률은 12.3%로 1999년 통계 기준 변경 이후 역대 두 번째로 높게 나타났다.

같은 기간 실업률은 5.0%로 2010년 1월(5.0%) 이후 7년 1개월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100세 시대, 법적으로 60세 정년을 보장했지만 실제 많은 근로자들이 50대 초반을 전후해 직장을 떠나는 게 현실이다.  

자신의 이름을 내건 선대인 경제연구소 소장이 최근 내놓은 ‘일의 미래: 무엇이 바뀌고 무엇이 오는가’는 암울한 한국 일자리 시장의 변화를 짚은 미래 분석서다. 저자는 이 책에서 미래 일자리 변화를 기술발전의 측면을 넘어 경제적 관점에서 분석했다. 한국 특유의 저성장과 인구변화가 전세계적인 변화 양상과 어떻게 다른지, 위기인지 기회인지 알 수 없는 현상황을 어떻게 대비해야 하는지 조목조목 짚으며 해답을 찾아간다.

저자는 한국형 일자리 변화를 총 7가지로 정리했다. 결론적으로 앞으로 일자리 개수가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기업과 일자리 수명이 짧아지지만 인간 수명이 늘어나는 만큼 평생 학습이 필요하다. 때문에 현재는 중간 기술 직업이 가장 위험하다고 조언한다. 추후 하급기술 일자리도 많이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2017031601010009428
사진제공=인플루엔셜

반면 사람들의 욕구가 세분화되고 이를 추적할 수 있는 빅데이터 분석이 가능해지면서 대량 수요 뿐 아니라 작은 수요를 충족해주는 일자리가 얼마든지 생길 수 있다.

창의성과 고차원의 사고능력은 가장 중요한 덕목이다. 기계가 대체하지 못하는 능력이 필요한 일자리의 가치가 커진다는 게 저자의 설명이다. 방송사PD를 비롯한 콘텐츠 제작자들이 억대 연봉을 받고 스카우트 되는 게 현실이다. 

비효율적인 분야의 효율화 사례도 주목했다. 이를테면 ‘배달의 민족’ ‘요기요’ 같은 애플리케이션의 등장으로 배달시장이 효율화된 사례가 대표적이다.

마지막으로 라이선스 직업 직무의 하향 이동 가능성을 제기했다. 의사, 변호사 등 전문직이 해오던 일을 훨씬 더 잘하는 서비스들이 생겨나고 있다. 그동안 한국사회에서 사회적 지위와 고소득을 담보하던 직업 세계관이 무너지고 있다고 강조한다. 

저자는 미래사회를 대비하기 위해 일자리의 DNA를 바꿔야 한다고 말한다. 어차피 생애 주기가 길어진 게 현실이다. 생애 전환기가 지금보다 잦아질 것이니 이를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이미 일본에서는 40세 정년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 지 오래다. 35~45세 사이에 자기만이 할 수 있는 새로운 일을 준비해야 50~60대에 당당하게 살아남을 수 있다.

저자는 이명박 대통령 시절, MBC에서 해고당한 뒤 수제 오디오 스피커 생산자로 변신한 박성제 기자의 예를 들며 수요가 세분화되는 시대에 취미를 직업으로 전환할 수 있는 사례라고 소개한다. 즉 노년의 소득구조와 재무구조를 바꾸고 대체될 수 없는 능력을 키우는 데 집중하라고 조언한다. 이 책은 개인이 갖춰야 할 덕목 뿐만 아니라 사회적으로 ‘노동 없는 미래’에 대비하기 위해 조세제도 개혁, 기본소득제와 로봇세, 기본자본 도입 등 우리가 갖춰야 할 시스템에 대한 논의도 본격적으로 제안한다.

어차피 변화는 시작됐다. 2020년쯤이면 기업의 평균 수명이 25년 정도밖에 되지 않을 거라고 한다. 과거와 같은 방식으로 일자리에 접근한다 한들 25년 근속 뒤 퇴직해야 한다는 얘기다. 미래는 예측할 수 없지만 확실한 건 앞으로는 지금과 다른 로드맵을 그려야 살아남을 수 있다는 점이다. 1만5800원.

조은별 기자 mulgae@viva100.com

즐거운 금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