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실적 악화된 증권사들 자본만 늘었다

유혜진 기자
입력일 2017-01-31 17:29 수정일 2017-01-31 18:15 발행일 2017-02-01 8면
인쇄아이콘
“IB·자산관리 강화해 위기 극복”
2017013107

국내 증권사들의 지난해 실적이 악화됐으나 자본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사들은 확충된 자본을 바탕으로 투자은행(IB) 등의 성장 동력을 키워 실적을 회복할 방침이다.

31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해 SK증권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61.8% 줄어든 77억원, 당기순이익은 49.5% 감소한 116억원으로 추정된다. 이 회사의 자기자본은 2015년 말 4115억원에서 지난해 3분기 말 4178억원으로 증가했다.

지난해 미래에셋대우 영업이익은 2160억원으로, 전년보다 46.4% 줄었다. 자기자본은 2015년 말 4조3853억원에서 지난해 3분기 말 4조3935억원으로 늘었다. 여기에 지난해 말 미래에셋증권과의 합병을 통해 자기자본 6조6000억원의 국내 1위 증권사로 발돋움했다.

지난해 삼성증권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43.8% 감소한 2117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자기자본의 경우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3조4974억원이지만, 지난달 실시한 2900억원 규모 자사주 매각과 오는 3월 마무리될 35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감안하면 4조원대로 늘어난다.

지난해 한국금융지주(한국투자증권)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7.1% 줄어든 3570억원으로 추정된다. 2015년 말 3조1708억원이었던 자기자본은 지난해 3분기 말 3조3126억원으로 늘었다. 지난해 단행한 1조70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고려하면 이 회사 자기자본도 4조원대로 불어난다.

증권사 실적이 이같이 줄어든 것은 거래대금이 감소해 소매금융(retail) 부문 실적이 악화된데다 주가연계증권(ELS) 등 파생상품 손실, 금리 상승에 따른 채권운용 손실 등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일평균 거래대금은 7조4200억원으로 전년(8조8300억원)보다 16% 줄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 이후 국고채 3년물 금리가 4분기에 0.39%포인트 오르면서 채권 손실도 커졌다.

올해 역시 증권사 영업환경이 녹록치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증권사들은 인수합병(M&A)·인수주선 등 IB 부문과 자산관리 서비스를 강화해 실적을 늘릴 계획이다. 미래에셋대우는 합병을 통해 세계 유수의 회사들과 경쟁하는 아시아 대표 IB로 도약하겠다고 밝혔다. 삼성증권은 확충된 자기자본을 기반으로 양질의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나섰다.

유혜진 기자 langchemist@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