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인지, 부족했던 2% 채웠다… LPGA 데뷔부터 우승까지

오학열 골프전문기자
입력일 2016-09-19 16:44 수정일 2016-09-19 17:19 발행일 2016-09-20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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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PGA 투어 올 시즌 마지막 메이저대회 에비앙 챔피언십 21언 263타로 우승
전인지
전인지(22.하이트진로)가 18일(현지시간) 프랑스 에비앙 레뱅의 에비앙 리조트 골프클럽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시즌 마지막 메이저대회 에비앙챔피언십에서 4라운드 합계 21언더파 263타로 우승했다. 이번 우승으로 전인지는 LPGA 두번째 우승도 메이저 대회에서 거두는 기록까지 세웠다. 전인지가 트로피를 들고 태극기를 배경으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전인지가 태극기를 몸에 두르고 우승트로피에 입맞춤하며 기뻐하고 있다.(AFP=연합)

전인지가 부족했던 2%를 채웠다. 18일(한국시간) 프랑스 에비앙 레뱅 인근 에비앙 리조트 골프클럽(파71)에서 막을 내린 2016시즌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마지막 메이저대회 에비앙 챔피언십에서 전인지는 나흘 내내 전혀 흔들림 없는 샷과 집중력을 발휘하며 선두 자리를 굳게 지켜내며 21언더파 263타(63, 65, 65, 69)의 기록으로 우승트로피에 입맞춤했다.

전인지가 LPGA 투어 데뷔 첫 우승을 차지한 이번 대회의 우승 스코어는 LPGA 투어 메이저대회 최다 언더파와 최소타 기록이다.

또한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메이저대회 최다 언더파 기록도 갈아 치웠다. 종전 LPGA 투어 메이저대회 72홀 최다 언더파 및 최소타 기록은 1999년 나비스코 챔피언십에서 도티 페퍼(미국)가 세운 19언더파 269타다. 이후 2010년 LPGA 챔피언십에서 크리스티 커(미국) , 2011년 LPGA챔피언십에서 청야니(대만)가 같은 19언더파 269타를 기록한 바 있다. 작년 박인비도 LPGA 챔피언십에서 19언더파 273타를 기록했다. PGA 투어의 경우에는 지난해 제이슨 데이(호주)가 PGA 챔피언십에서 20언더파를 기록했고, 올해 헨릭 스텐손이 디 오픈에서 20언더파 264타로 PGA 투어 메이저대회 최다 언더파 기록을 가지고 있다.

전인지는 작년 LPGA투어 내셔널 타이틀대회 U.S. 여자오픈에 초청 선수로 출전해 우승을 차지함에 따라 올 시즌 LPGA 투어 시드권을 확보하면서 데뷔했다. 특히 작년 미국, 일본, 한국에서 각각 메이저대회를 석권하고 데뷔한 터라 국내는 물론 세계 골프팬들로부터 주목을 받았다. 그리고 데뷔전이었던 코츠 골프 챔피언십에서 공동 3위를 차지, LPGA에 안착했다. 이후 그는 3개 대회에서 모두 2위 혹은 공동 2위를 차지했다. 막판까지 우승 경쟁을 펼쳤지만 뒷심부족으로 우승 문턱에서 좌절하는 아쉬움을 남긴 것이다.

전인지가 계속해서 좋은 성적을 거둠에 따라 ‘데뷔 첫 우승은 시간문제’라는 전망이 이어졌으나, 이후에도 두세 차례 또다시 우승 문턱에서 좌절하는 모습을 보여줘 정상급 선수로 우뚝 서기에는 ‘2% 부족한 것 아니냐’는 평가가 나오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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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인지가 에비앙 챔피언십 마지막날 18번홀에서 우승퍼트를 성공한 후 동료들로부터 물세례를 받고 있다.(AP=연합)

하지만 전인지는 시즌 마지막 메이저 대회에서 완전히 다른 모습으로 변해 등장했다. 전인지가 이번 대회에서 얼마나 탁월했는지는 기록에서도 엿볼 수 있다. 72홀을 도는 동안 이글 1개, 버디 23개를 해내면서 더블보기와 보기는 각각 1개, 2개밖에 범하지 않았다.

전인지는 박세리에 이어 LPGA 투어 첫 우승과 두 번째 우승을 모두 메이저대회로 장식한 두 번째 선수로도 이름을 올렸다.

전인지는 우승 이후 가진 인터뷰에서 “정말 믿을 수 없어 내가 꿈을 꾸고 있는 느낌”이라며 자신이 감격스러운 듯 우승 소감을 밝혔다. 이어 “LPGA 메이저대회 최다언더파 타이기록인 것을 알고 경기에 나서 부담이 됐다”면서 “하지만 이 또한 좋은 경험이라 생각하고 집중하려 노력했던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져 기쁘다”고 덧붙였다.

전인지는 “LPGA 멤버로서는 첫 우승이다. 사실 이 우승의 순간을 올 한 해 많이 기다 려왔다. 2·3위를 많이 해서 언젠간 이 경험들이 우승이라는 좋은 결과로 돌아오겠지 하는 생각으로 힘든 시간들을 이겨내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그는 “부상 이후에 스스로 부정적인 사이클에 빠져 있어서 어떻게 헤어나와야 될지 모르는 시간들도 있었다. 그럴 때마다 가족과 코치님, 팀원들의 도움으로 우승이라는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며 주변 사람에게 고마움을 전하는 것을 잊지 않았다.

오학열 골프전문기자 kungkung5@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