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78세의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해외시장을 직접 챙기며 ‘노익장’을 과시하고 있다.
유럽 출장 길에 오른 지 한 달도 안돼 이번 주초에는 미국시장을 둘러보고 멕시코 기아차공장 착공식에 참석해 건재함을 과시했다.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탈퇴) 등 급변하는 글로벌 경영 환경으로 주력시장에서 판매 부진에 빠지자 고령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현장을 직접 챙기려 나선 것이다.
정 회장은 지난 7일(현지시간) 멕시코 누에보 레온주 페스케리아시에 건설된 멕시코공장 준공식 행사에 참석해 “멕시코공장은 혁신적인 디자인과 세계 최고 품질의 자동차를 생산하는 곳으로 우리가 지금까지 쌓아온 높은 수준의 품질 경험을 통해 자동차 생산에 있어 세계적인 명문이 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날 준공한 공장은 2014년 8월 투자계약을 체결하고 같은 해 10월 연 40만대 규모의 공장 착공에 돌입했다. 올해 5월부터 준중형차 K3(현지명 포르테) 생산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가동에 들어간 상태로 기아차는 멕시코공장을 북미 및 중남미시장 공략을 위한 전략적 교두보로 활용할 계획이다. 생산 차종도 현지 상황을 고려해 추가 검토한다.
멕시코는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및 전세계 49개국과 FTA(자유무역협정)를 체결하고 있어 최적의 수출 전략기지로 평가받는다.
그는 로스앤젤레스에 위치한 미국판매법인 업무보고 석상에서는 현지 임직원들을 직접 만나 애로사항과 주력 차종들의 판매전략을 청취하기도 했다. 특히 현대차의 글로벌 핵심 차종인 ‘쏘나타’와 ‘아반떼’가 미국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는 상황이어서 판매 증대를 위한 인센티브 확대 등 다양한 논의가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정 회장이 선봉에 서서 현장을 직접 챙기자 판매부진으로 침체됐던 회사분위기가 다시 활력을 찾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최고경영자가 솔선수범해 현장을 챙기면 임직원들의 긴장감은 높아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천원기 기자 000wonki@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