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실' 김별아 신간 '탄실' 출간, "비극적인 김명순의 삶, 제대로 복원하고 싶어"

김동민 기자
입력일 2016-08-30 15:13 수정일 2016-08-30 15:53 발행일 2016-08-30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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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셀러 '미실'의 김별아 작가의 새 소설 '탄실'
최초의 여성 근대 소설가 김명순의 삶 다뤄, 30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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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별아 작가가 30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신간 소설 ‘탄실’ 출간기념 기자간담회에서 기자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 제공=해냄 출판)

‘미실’의 김별아 작가가 최초의 여성 근대 소설가 김명순의 이야기를 담은 장편 ‘탄실’을 출간했다. 탄실은 김명순의 아명으로 딸이 탐스럽게 여물기를 바라며 부모가 지어준 이름이다.

하지만 부모의 바람과 달리 김명순의 삶은 고난의 연속이었다. 그녀는 남성 중심 문단에서 기생의 딸이라는 이유로 인신공격을 받았다. 이를 피해 떠난 일본 유학길에선 성폭행을 당하기도 했다.

30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탄실’ 출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김별아 작가는 “김명순에 대해서는 오래 전부터 반드시 글로 써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내가 쓸 상황이 안될 때는 동료 여성 작가에게 소재를 권했다. 하지만 다들 김명순의 삶이 너무 비극적이라 고통스럽다고 하더라. 나 역시 소설적인 욕심을 버리고 김명순을 세상에 알리는 데 집중했다”고 집필 배경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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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실’ 표지 이미지. (사진 제공=해냄 출판)

김명순은 1917년 문예지 ‘청춘’에 단편 소설 ‘의심의 소녀’가 당선되며 등단했다. 이 작품은 당시 심사위원이었던 이광수에게 극찬을 받았고 이후 ‘생명의 과실’, ‘애인의 선물’ 등을 집필했다.

그 외에도 수필, 소설 등 다양한 장르에 글을 썼지만 제대로 완성된 작품이 몇 안 된다. 한국 문학에서 김명순의 이름이 빠진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에 대해 김별아 작가는 “완성된 작품이 없다는 것에 대해선 나도 고민을 했다. 하지만 그렇게 될 수밖에 없는 시대적 배경이 있었다. 기생의 딸, 성폭행 피해자이면서도 욕을 먹는 것이 당시 여성의 모습이다. 책을 읽는 독자가 객관적인 평가를 하는 것이 아니라 입장 바꿔 그의 삶을 돌아봤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작가의 책에 등장하는 주인공 대부분이 여자다. ‘미실’에선 신라의 여인을 말했고 조선 여성 3부작으로 ‘채홍’, ‘불의 꽃’, ‘어우동 사랑으로 죽다’를 차례로 내놓았다. 이번에도 여자다. 작가는 ‘의도한 것은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작가는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생각하고 세상에 질문을 던지는 사람이에요. 저는 여자이면서 남자, 이승에 있으면서도 저승에 있는 존재죠. 이런 생각으로 편향되지 않고 소설을 쓰려 노력해요. 여자 주인공에 대해선 의도한 것은 아니지만 쓸수록 아직 세상에 나오지 못한 여성이 많다는 생각에 책임감이 드는 게 사실입니다.”

김동민 기자 7000-ja@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