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금상환 부담에 금리매력 사라져..안심전환대출, 1년간 1조4천억원 중도상환

장애리 기자
입력일 2016-06-27 09:10 수정일 2016-06-27 09:10 발행일 2016-06-27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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캡처
[자료제공=김영주 의원실]

안심전환대출 출시 1년 만에 1조4000억원이 중도 상환된 것으로 나타났다.

기준금리 인하 이후 금리 매력이 줄어든 데다 원금·이자를 함께 상환해야 하는 부담이 만만치 않기 때문에 대출 갈아타기를 결정하는 안심전환대출자들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27일 더불어민주당 김영주 의원이 주택금융공사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5월부터 올해 4월까지 중도 상환된 안심전환대출 금액은 1조3773억원이었다.

월별 중도 상환 금액은 올해 들어 1월 1287억원에서 2월 1421억원, 3월 1417억원, 4월 1504억원 등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지난 4월까지 중도 상환 건수는 총 1만7135건이었다. 전체 안심전환대출 32만7000건 중 5.2% 정도다.

처음부터 원금·이자를 함께 갚는 고정금리 방식으로, 가계부채의 질을 개선하려는 목적으로 정부가 지난해 3월 내놓은 상품이다.

작년 말 미국 금리 인상이 시작되면서 국내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오를 것이란 전망에 평균 연 2.65%의 저금리로 갈아탈 수 있는 안심전환대출이 폭발적 인기를 끌었다.

출시 나흘 만에 대출 한도 20조원이 바닥났고, 한도가 추가돼 총 31조원 규모 대출이 이뤄졌다.

그러나 1년이 흐른 지금 대출자들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한국은행이 지난 9일 기준금리를 연 1.25%로 0.25%포인트 인하한 이후 시중은행 주택담보대출과 금리 차이가 거의 사라지게 돼서다.

기업은행(2.74%), 수협은행(2.80%), 씨티은행(2.86%), 우리은행(2.87%) 등 시중은행들의 분할상환방식 주택담보대출 평균금리는 연 2%대 후반이다.

안심전환대출 금리가 아직은 시중은행 주택담보대출 금리보다 낮지만, 금리 인하 영향이 예금금리보다 대출금리에 더 천천히 나타나는 점을 고려하면 앞으로 금리 차이는 더 좁아질 수 있다.

브렉시트(Brexit·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영향으로 미국 금리 인상이 어려워진 상황에서 한국은행이 연내 기준금리를 추가 인하할 수 있다는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김영주 의원은 “금리 인하로 인해 안심전환대출 중도 상환 금액 증가에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며 “안심전환대출 차주가 은퇴 연령에 근접해 있는 점과 평균 만기가 23년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은퇴·반퇴에 따른 소득 감소로 원리금 상환 능력이 떨어지는 차주의 중도 이탈도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장애리 기자 1601chang@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