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청년 일자리가 음식점 밖에 없는 현실

사설
입력일 2016-06-06 16:17 수정일 2016-06-06 16:18 발행일 2016-06-07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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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노동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음식업 취업자 중 15~29세 청년층 비율이 2008년 12.9%에서 2014년 23.5%까지 올라갔다. 음식업에 종사하는 사람들 중 적어도 4명에 1명은 앞길이 창창한 젊은 사람들이라는 얘기다. 음식업계에 젊은 인력이 늘어났다는 사실이 잘못된 것은 아니다. 구직을 단념한 청년들이 47만4000명(2016년 1분기말)에 이를 만큼 고용사정이 최악인 점을 고려하면 일하는 것 자체가 다행이다.

하지만 음식업은 모든 업종 중 임금 수준과 처우가 가장 열악한 일터다. 2014년 전체 근로소득자의 평균 연봉이 3170만원이었고, 서비스업 종사자의 평균 연봉은 2380만원이었다. 하지만 음식업 근로자의 평균 연봉은 1260만원에 그쳤다. 더 심각한 것은 같은 음식업 종사자들 중에서도 청년층의 월급만 거꾸로 갔다는 점이다. 2008년부터 2014년까지 30대 음식점 종사자들의 월급은 131만원에서 163만원으로 늘었고 40대 역시 111만원에서 143만원으로 올랐다. 그러나 청년층 종사자들의 월급은 104만원에서 93만원으로 줄었다.

젊은 근로자들이 파트타임 등의 사각지대 일자리에 내몰린 사례가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최저임금도 못 받는 비율은 대학 재학생 48.3%, 졸업생 31.9%에 달했다. 자영업 공급과잉과 경기침체로 인한 수익성 악화의 부담이 청년층에 떠넘겨졌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그런데도 정부와 정치권은 청년일자리 문제에 관심조차 없어 보인다. 젊은이들이 정당한 대우도 받지 못한 채 음식업으로 내몰리는 현실이다. 도전과 모험에 매달려도 시원치 않을 청춘들이 먹고 살기 위해 음식업 현장에서 파트타임으로 고달픈 하루를 보내는 나라에 무슨 미래가 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