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수출 17개월 줄고 가동률 최저, 돌파구가 없다

사설
입력일 2016-06-01 15:11 수정일 2016-06-01 15:27 발행일 2016-06-02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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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통상자원부 잠정 집계에서 지난 5월 수출이 398억달러로 작년 같은 달보다 6.0% 줄어들었다. 감소폭이 다소 축소됐으나 사상 최장기인 17개월째 연속 감소다. 또 통계청이 발표한 4월 산업활동동향에서 제조업 평균가동률이 71.0%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7년 1개월만에 최저치로 떨어졌고, 회복 기미를 보였던 전체 산업생산도 전월 대비 0.8% 줄었다.

조선업 불황으로 선박생산이 15% 이상, 자동차도 6.3%나 감소한 영향이 컸다. 제조업체들의 재고가 2.3% 줄었는데도 가동률이 바닥으로 떨어지고 있는 것이 특히 우려스럽다. 기업들이 재고정리에 급해 신규 투자는 엄두도 못내는 상황이다. 민간부문 기계수주가 전년 동월보다 31.9%나 줄어든 것이다. 경기회복 기대감이 갈수록 약화되고 있다는 얘기다.

결국 침체의 악순환이다. 수출과 제조업 부진은 고용과 가계소득도 끌어내렸다. 1분기 취업자수 증가폭은 28만7000명으로 3년만에 30만명대가 깨졌고 가계 실질소득도 전년 동기대비 0.2% 감소했다. 그 결과 가계의 소비성향도 1분기 기준으로 사상 최저치였다. 기업 구조조정이 본격화되면 기업투자와 가계의 소비심리, 고용시장이 더욱 악화될 수 밖에 없다.

한국 경제가 갈수록 심각한 상황으로 빠져드는데 돌파구가 안보인다. 수출과 소비, 투자를 늘리기 위한 정부 대책은 여전히 미지근하고, 추가경정예산을 풀어 경기를 부양하는 단기처방 정도 말고는 뾰족한 카드가 없다. 금리정책은 미국의 금리인상 예고로 추가 인하가 어려운 딜레마에 빠져있다.

어떻게든 이 위기를 타개해야 한다. 정부는 보다 절박한 상황인식이 필요하다. 가용할 수 있는 모든 정책을 동원하는 전방위적이고 적극적인 대응책이 시급하다. 별로 시간이 없다. 여야 정치권도 말로만 민생을 내세우지 말고 정부와 함께 머리를 맞대 한국 경제를 수렁에서 살려낼 방책을 만들어내지 않으면 안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