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작년 연말을 기준으로 국내 은행의 고정이하여신대비 대손충당금 적립 잔액은 33조5678억원이다.
이는 관련 통계를 확인할 수 있는 지난 2008년 이래로 잔액 기준으로는 최고치다.
은행 종류별로는 특수은행이 16조6719억원으로 대손충당금 잔액이 가장 많다.
국내와 외국계를 합친 시중은행은 14조8586억원을 적립해 그 뒤를 따랐다.
지방은행은 2조372억원을 충당해 특수·시중은행과 큰 차이를 보였다.
특수은행이 가장 많은 충당금을 적립했지만 부실채권을 정리하기에는 ‘실탄’이 부족한 상황이다.
특수은행의 대손충당금적립비율은 91.5%다. 현재 고정이하여신에 들어가 있는 부실채권을 정리하는 데에만 8.5%포인트를 더 쌓아야 한다.
기업 구조조정의 큰 축을 담당하는 산업은행이 5조7625억원의 실탄을 지니고 있지만 적립률은 78.65%로 은행권에서 가장 낮다.
산업은행은 적립률을 100%로 끌어올리려면 최소 1조5000억원이상 충당금을 쌓아야 한다.
여기에 대우조선해양 등 주요 조선사들의 대출 채권을 고정이하여신으로 분류해놓지 않아 추가로 들어갈 돈은 수조 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산업은행의 대우조선에 대한 위험노출액(익스포저)은 6조3000억원에 달한다.
농협은행도 3조3462억원의 충당금을 쌓았지만 적립률이 79.65%로, 산업은행에 이어 최하위권에 속한다.
기업은행은 약 4조원의 충당금을 쌓아 적립률이 173.7%에 달한다.
시중은행의 구조조정 실탄도 넉넉한 편이다.
국민·신한·우리·하나·SC·씨티 등 6개 시중은행의 평균 충당금 적립률은 145.3%에 달한다.
국민은행은 3조7088억원(151.5%), 우리은행 3조7687억원(121.5%), KEB하나은행 3조2546억원(128.9%) 등 3개 시중은행은 각각 3조원이 넘는 구조조정 실탄을 마련했다.
신한은행도 2조7897억원(172.7%)을 쌓았으며 한국씨티은행(6911억원·345.3%)과 SC제일은행(6456억원·189.3%)도 충당금을 6000억원 넘게 마련해 뒀다.
장애리 기자 1601chang@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