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 구조조정 임박…은행 충당금 '비상'

장애리 기자
입력일 2016-05-25 13:51 수정일 2016-05-25 17:21 발행일 2016-05-25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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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해양을 시작으로 ‘조선업 구조조정’이 본격화되면서 은행권의 ‘충당금 공포’가 현실화하고 있다.

은행들은 조선업에 대한 여신을 대부분 ‘정상’으로 분류해 놓고 있는데, 부실 여부에 따라 대출 채권의 등급을 낮출 경우 막대한 충당금을 쌓아야 하기 때문이다.

대우조선해양,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등 조선 3사에 대한 은행권 여신은 50조원이 넘는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위험 노출액(익스포저)은 약 23조원에 달한다.

수출입은행이 12조6000억원으로 가장 많고, KDB산업은행이 6조3000억원, 농협은행이 1조4000억원에 달한다. KEB하나·KB국민·우리·신한 등 시중은행 대출규모도 2조원을 웃돈다.

문제는 채권은행들이 대우조선의 여신을 대부분 ‘정상’으로 분류했다는 데 있다.

여신 건전성은 정상→ 요주의→고정→회수 의문→추정 손실 등 5단계로 나뉘는데, 요주의부터는 은행들이 충당금을 쌓아야 한다.

요주의는 대출 자산의 7~19%, 고정은 20~49%, 회수의문은 50~99%, 추정손실은 대출액 100%를 충당금으로 쌓아야 한다.

즉 대우조선해양을 ‘정상’에서 ‘요주의’로만 분류해도 은행권은 1조6000억~4조원의 충당금을 더 쌓아야 하다.

은행권은 구조조정 위기에 내몰리고 있는 현대중공업(17조4000억원)과 삼성중공업(14조4000억원)에 대한 여신도 정상으로 분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애리 기자 1601chang@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