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은 조선업에 대한 여신을 대부분 ‘정상’으로 분류해 놓고 있는데, 부실 여부에 따라 대출 채권의 등급을 낮출 경우 막대한 충당금을 쌓아야 하기 때문이다.
대우조선해양,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등 조선 3사에 대한 은행권 여신은 50조원이 넘는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위험 노출액(익스포저)은 약 23조원에 달한다.
수출입은행이 12조6000억원으로 가장 많고, KDB산업은행이 6조3000억원, 농협은행이 1조4000억원에 달한다. KEB하나·KB국민·우리·신한 등 시중은행 대출규모도 2조원을 웃돈다.
문제는 채권은행들이 대우조선의 여신을 대부분 ‘정상’으로 분류했다는 데 있다.
여신 건전성은 정상→ 요주의→고정→회수 의문→추정 손실 등 5단계로 나뉘는데, 요주의부터는 은행들이 충당금을 쌓아야 한다.
요주의는 대출 자산의 7~19%, 고정은 20~49%, 회수의문은 50~99%, 추정손실은 대출액 100%를 충당금으로 쌓아야 한다.
즉 대우조선해양을 ‘정상’에서 ‘요주의’로만 분류해도 은행권은 1조6000억~4조원의 충당금을 더 쌓아야 하다.
은행권은 구조조정 위기에 내몰리고 있는 현대중공업(17조4000억원)과 삼성중공업(14조4000억원)에 대한 여신도 정상으로 분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애리 기자 1601chang@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