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피털사 “보험대리점 허용해달라”…보험업계 충돌 ‘예상’

이나리 기자
입력일 2016-04-05 16:36 수정일 2016-04-05 17:13 발행일 2016-04-05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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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금리 대출과 자동차 할부금융시장 등 고유영역을 다른 금융권에 뺏기고 있는 캐피털사들이 돌파구 마련에 나섰다.

캐피털사들은 새로운 성장 동력 중 하나로 보험대리점 진출을 희망하고 있지만 기존 보험대리점 등 이해관계자들이 반대하고 있다.

여신금융협회 관계자는 5일 “대출이나 자동차금융 등 캐피털 업무에 대한 경쟁심화로 캐피털사의 업무범위 확대가 절실한 시점”이라며 “신용카드사처럼 캐피털사도 보험대리점 업무를 할 수 있도록 금융위에 보험대리점 및 금융기관보험대리점 허용을 요청하는 건의서를 준비중”이라고 밝혔다.

캐피털업계는 몇 년 전부터 이를 요구해 왔지만 번번히 무산됐다. 현재 보험업법에서는 은행, 증권, 상호저축은행, 특수은행, 신용카드사에게만 보험대리점 업무를 허용하고 있다.

캐피털업계는 보험대리점 업무를 통한 자동차보험시장 진입을 노리고 있다.

자동차금융(오토론·할부·리스)의 시장 규모는 2014년 23조7706억원에서 지난해 25조5203억원으로 증가했다. 이에 캐피탈 업계는 자동차금융과 자동차보험 판매를 연계해 수익창출을 하려고 한다.

캐피탈업계 관계자는 “단종보험대리점 허용으로 이동통신사는 휴대폰보험을, 공인중개사는 부동산보험을 팔 수 있고, 은행·신용카드사 등 금융기관도 보험을 판매할 수 있는데 캐피탈사만 보험대리점 진출이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형평성 차원에서라도 캐피털사에 보험대리점 업무를 허용해주는 것이 맞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관계자는 이어 “현재 금융권에서는 은행, 증권, 보험 업무를 한꺼번에 처리할 수 있는 금융 복합점포를 시행하는 등 금융업종 간 칸막이를 허물어 고객이 ‘원스톱 금융 서비스’를 누릴 수 있도록 하고 있다”며 “이처럼 금융업종 간의 벽을 허무는 정책기조에 상응하고 캐피탈업계의 새로운 수익원 확보를 위해서라도 보험대리점 허용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보험대리점 업계는 밥그릇을 뺏기게 될 것을 우려하며 반색을 표했다.

한 보험대리점 관계자는 “금융업권중 보험의 민원이 가장 많아 논란이 되는 상황에서 보험판매 능력도 검증되지 않은 캐피탈사에 대리점 진출을 허용해줄 경우 민원증가 등 불완전판매 문제가 불거질 것”이라며 “보험설계사 일자리 및 소득 감소로도 이어질 수 있다”고 염려했다.

이나리 기자 nallee-babo@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