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또 다시 사상 최고를 기록한 청년실업률

사설
입력일 2016-03-16 14:32 수정일 2016-03-16 15:00 발행일 2016-03-17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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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청년실업률이 12.5%를 기록하며 또 다시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지난 1월의 9.5%에서 불과 한달 만에 3.0%포인트나 늘어났다. 이같은 청년실업률은 관련 통계가 작성되기 시작한 1999년 6월 이후 가장 높은 수치이고 12%를 넘긴 것도 처음이다. 15~29세 청년층 실업자 수는 56만명으로 전년 동월대비 7만6000명이나 증가했다. 정부가 청년일자리를 늘리겠다며 온갖 대책을 쏟아내고 있지만 지표는 계속 악화일로인 것이다.

청년실업률 급등에는 대학 졸업으로 인한 계절적 요인 등이 작용한 측면도 있다. 하지만 정부는 이 지표를 어느 때보다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으면 안된다. 청년고용률을 2012년 40.4%에서 2017년 47.7%로 높이겠다고 로드맵을 제시한 것이 2013년 6월이었지만 지난해 실적이 겨우 41.5%에 머물렀을 만큼 정책은 헛바퀴를 돌았다. 정책 방향이 옳았는지 냉정히 반성해야할 일이다.

경제전문가들은 한국의 청년실업이 일본을 닮아가고 있다는 점을 크게 우려하고 있다. LG경제연구원은 한국의 성장 흐름이나 청년층 인구추세가 20년전 일본과 유사하다며 잠재성장률이 회복되지 못하면 청년실업의 대란(大亂)이 오랫동안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는 보고서를 내놓았다. 1990년대 취업 빙하기를 겪은데 이어 장기실업자가 늘어나고 비정규직 비율이 30%대 후반까지 급상승한 일본처럼 한국도 청년 일자리의 질이 크게 나빠질 수 있다는 얘기다.

박근혜 대통령은 최근 국민경제자문회의에서 경제정책의 중심을 성장률에서 일자리 창출로 전환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시간은 별로 없고 고용시장의 한파는 한층 거세지고 있다. 정부는 노동개혁의 고삐를 더욱 죄고 청년고용을 늘리기 위한 모든 노력과 대책을 동원하지 않으면 안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