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환율급등 비상, 외국인자금 이탈 악순환되나

사설
입력일 2016-02-21 15:29 수정일 2016-02-21 15:57 발행일 2016-02-22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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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시장의 원·달러 환율이 연일 급등하면서 심상치 않은 모습이다. 연초부터 중국 경기 둔화 우려와 함께 최근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이 겹쳐 원화가치가 급격히 떨어지고 있는 것이다. 올해초에 비해 환율이 5%나 올랐다. 지난 주말인 19일에는 장중 1239원까지 치솟았다가 외환당국의 구두개입으로 1234.4원에 거래를 마쳤지만 2010년 6월11일(1246.1원) 이후 5년8개월 만에 최고치를 나타냈다.

글로벌 경기부진과 유가 하락 외에, 최근 북한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에 이은 테러 위협으로 지정학적 리스크가 커지고 금리인하 가능성 등의 대내적 요인으로 원화값 약세는 다른 통화에 비해 더 두드러지고 있다. 이같은 추세는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문제는 위험자산인 원화 가치하락으로 국내 자본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금이 대거 빠져나가고 있는 것이다. 이달초부터 16일까지 외국인의 국내 채권시장 순매도 규모는 3조6767억원에 달한다. 원화 약세는 우리 상품의 수출경쟁력을 높이는데 도움되지만, 최근 글로벌 경기침체에 따른 전체 수요감소로 이같은 긍정적인 효과의 상관관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

원화 환율이 1300원대에 진입할 가능성도 배제되지 않고 있다. 투자은행인 모건스탠리는 원·달러 목표환율을 1300원으로 제시하고 원화 매도를 조언했다. 외국인들의 채권·주식 투매로 이어지고 환율 상승을 더욱 부추길 경우 자칫 걷잡기 어려운 상황에 빠져드는 악순환을 심각하게 걱정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어느 때보다 외국인 자금 이탈 동향에 대한 면밀한 모니터링과 대응이 중요하다. 아직은 우리 국가신용등급이 양호하고 외환보유액도 풍부해 장기 투자자금의 이탈 가능성은 낮다고 하지만 결코 마음놓을 때가 아니다. 환율의 지나친 변동성이 문제가 되고 있는 만큼 외환당국의 보다 적극적인 대책이 긴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