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금리인상] 한국 경제에 어떤 영향 미칠까

유승열 기자
입력일 2015-12-17 08:59 수정일 2015-12-17 09:45 발행일 2015-12-17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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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가 9년여 만에 기준금리를 인상함에 따라 한국 경제가 어떤 영향을 받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금융당국과 전문가들은 미국 기준금리 인상으로 외국자본이 국내 시장에서 빠져나갈 공산이 크지만, 외환보유액과 경상흑자 등 지표가 견고하다는 점에서 한국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봤다.

그러나 실제 우리 경제에 미칠 영향의 폭을 정확히 예단하기 어려워 불확실성이 여전한 모습이다.

이번 미국의 금리 인상은 신흥국 시장에 유입됐던 자본이 유출되는 계기로 작용할 수 있다.

최악의 경우 고금리와 안전자산을 쫓아 움직이는 외국인 자금이 급격히 이탈하면 국내 증시와 외환시장이 충격을 받아 경제 전반이 휘청거릴 수도 있다.

미국 금리가 높아지면서 달러 가치가 상승하면 상대적으로 원화가치가 떨어지는 만큼 외국인 자금 이탈에 가속도가 붙을 수 있다.

국내 유가증권시장에 투자한 외국인들이 최근 ‘팔자’로 돌아서면서 이런 우려를 뒷받침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집계를 보면 지난 11월 한 달간 외국인은 국내 상장 주식 1조1680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여기에 중국 경제의 둔화 속도가 빨라진다면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는 위기 상황을 맞을 수 있다.

게다가 최근에는 중국이 위안화 환율을 달러에 연동시킨 ‘위안화 페그제’ 폐지를 시사하면서 중국발 환율전쟁 가능성도 거론되는 등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증폭되는 양상이다.

반면 우리 경제의 펀더멘털이 비교적 좋다는 평가를 받아 오히려 득을 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국의 외환보유액은 11월말 기준으로 3684억6000만달러로 사상 최대 수준인 데다. 외환보유액대비 단기외채 비율은 30% 초반으로 양호한 편이다. 올 10월까지 경상수지는 44개월째 흑자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여기에 국내 금리가 신용등급이 유사한 다른 나라보다 높다는 점까지 고려하면 신흥국을 빠져나온 외국인 자금이 한국을 안전한 투자처로 인식할 수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한국은 다른 신흥국에 비해 매우 양호한 외환건전성을 보이고 있으며 금리수준도 높다”며 “신흥국 금융시장이 불안해지면, 글로벌 투자자금은 매력적인 투자처인 한국으로 몰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

유승열 기자 ysy@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