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한폭탄 ‘좀비기업’ 급증…“구조조정 시급하다”

유승열 기자
입력일 2015-10-04 14:53 수정일 2015-10-04 16:29 발행일 2015-10-04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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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경제의 또다른 뇌관인 기업부채를 늘리는 ‘좀비기업’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이에 이들 기업의 구조조정이 시급하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4일 LG경제연구원이 최근 628개 비금융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부채상환능력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좀비기업은 2010년 24.7%에서 올해 1분기 34.9%로 크게 늘어났다.

좀비기업이란 정상적인 경영활동을 통해 이자나 원금을 갚지 못하고 금융지원에 의해 연명하는 기업으로, 재무건전성을 진단하는 이자보상배율(영업이익/이자비용)이 1 미만인 곳이 해당된다. 이자보상배율이 1 미만이라는 것은 영업이익으로 원금은커녕 이자조차 갚지 못한다는 의미다.

이에 대해 이한득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경기 악화에 따라 일부 기업들이 상환능력이 없어졌음에도 내부적인 구조조정이나 혁신 등 성과를 높이려는 노력을 기울이지 않았다”며 “국제금융위기 이후 국내 자본시장이 안정돼 위험 기업들의 자금 조달이 가능해지면서 차입금으로 생존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문제는 글로벌 경기 침체의 여파로 업황이 더 나빠지면 금융권의 부실로도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연내로 예상되는 미국의 금리 인상이 시작되면, 기업들의 차입금 부담이 늘어나 더는 버티지 못하고 줄줄이 쓰러질 가능성이 있다.

이 연구위원은 시중금리 1%포인트 오르면 차입금 비중은 41.2%로 오르고, 영업이익률이 1%포인트 하락하면 차입금 비중은 47.5%로 상승할 것으로 추정했다.

이 위원은 “좀비기업의 차입금 규모가 커지는 것은 우리 경제가 부담해야 하는 잠재적 부실위험이 커지고 있음을 보여준다”면서 “이들 기업의 추가 부실을 차단해야 하기 위해 기업의 위험성을 철저히 파악하고, 회생가능성이 없는 곳은 강력한 구조조정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승열 기자 ysy@viva100.com